지난달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상승하며 전달의 부진에서 벗어났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한 달 전에 비해 1.1% 늘었다. 지난 1월 반짝 반등(1.1%)했다가 2월 감소세(-2.6%)로 전환했는데, 한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디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이 다소 회복돼 반도체 생산이 3.6% 늘었고, 금속 가공도 3.3% 늘었다. 주요 제품이 증가한 덕에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1.4% 늘었다. 보건·사회복지(1.5%), 금융·보험(1.1%) 등이 호조를 보인 서비스업 생산도 2월에 견줘 0.2% 늘었다. 반도체 생산 증가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반도체 탑재 용량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지난달 감소세를 보였던 소매판매도 가전제품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7.7%)를 보이며 전달에 비해 3.3% 늘었다. 49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등 고가 가전제품의 판매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또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도 2.4% 늘었고, 오락?취미용품 등 준내구재(0.9%) 판매도 늘었다. 설비투자도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가 26.2% 늘어 전달보다 10.0% 증가했다. 설비투자 항목에 잡히는 항공기 수입이 2월 8백만달러 규모에서 3월 2630만달러로 크게 늘어난 덕이다. 전달 설비투자가 -10.2%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에 대한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할 때 설비투자는 여전히 -15.5%에 머물고 있다.
모처럼 생산·소비·투자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경기지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0.1포인트 하락했다. 12개월째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8.2)도 0.1포인트 하락해 10개월째 내리막을 이어가고 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2월 지표가 워낙 안 좋아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며 “반도체 생산이 늘어났고 소매판매 증가 폭이 큰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1/4분기로 보면 전산업생산은 전분기 대비 0.8% 줄었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 0.6% 줄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1.9%로 전분기보다 1.2%포인트 감소했다. 김 과장은 분기 지표 흐름에 관해 “지난해 4분기부터 볼 때 전반적으로 제조업이 둔화되면서 (경기) 하강 흐름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3월은 2월에 비해 하락폭이 반등한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