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연, ‘임금없는 성장 오류 주장’에 반박
“임금인상이 성장에 미달한 구조적 특징 확인”
1970년대로 분석 확장하면 외환위기가 분기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필요성 뒷받침
“임금인상이 성장에 미달한 구조적 특징 확인”
1970년대로 분석 확장하면 외환위기가 분기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필요성 뒷받침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근거인 ‘임금없는 성장’ 주장이 잘못됐다는 보수학계의 비판이, 임금통계 해석 오류에서 비롯됐다는 진보학계의 반박이 나온데 이어 2000년 이후 실증분석에서도 임금인상이 2004~2017년 노동생산성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22일 ‘한국의 노동생산성과 실질임금 추이’ 이슈페이퍼에서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은행 국민계정의 ‘피용자 1인당 보수증가율’을 ‘취업자 1인당 실질 GDP(국내총생산)증가율’(노동생산성)과 비교하면, 임금인상이 성장에 못미치는 ‘임금없는 성장’이라는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징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기준 시점이 언제이든, 실질임금을 구하는 물가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CPI)이든, 모든 생산물을 포괄하는 GDP디플레이터이든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임금통계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한국은행 국민계정에서 취업자 1인당 GDP 증가율과 피용자 1인당 보수증가율(피용자 보수총액을 임금노동자 수로 나눈 수치)을 비교했다. 이 경우 피용자보수에서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의 노동소득이 빠지지만, 이들까지 포함하면 취업자 노동소득 증가율이 더 낮아지기 때문에, 피용자 보수만으로도 임금인상이 성장에 못 미친 것을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누어 실질임금을 구하면, 2000년(=100)을 기준으로 피용자 1인당 실질임금은 2004년 111로, 실질 노동생산성 113을 밑돌기 시작했고, 2017년까지 이런 추세가 지속됐다. 특히 실질임금은 2007~2012년 줄곧 117~118 수준이었다. 또 명목임금을 GDP디플레이터로 나누어 실질임금을 구해도, 피용자 1인당 실질임금은 2007년 124로, 실질 노동생산성 126을 밑돌기 시작해, 11년째 지속됐다. 특히 실질임금은 2007~2011년 124~125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에 앞서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지난 1일 ‘한국경제의 노동생산성과 임금’ 논문에서 2000년 이후 실질 임금인상률이 취업자 1인당 실질 GDP증가율에 못미친다는 소득주도성장론자들의 기존 연구결과는 실질임금을 계산할 때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오류 때문이라며, GDP디플레이터로 나눠 실질임금을 계산하면, 생산성에 상응하는 임금인상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일부 보수언론도 이를 바탕으로 소득주도성장론이 근거 없는 것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주상영·전수민 건국대 교수는 지난 10일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주최 심포지엄에서 ‘한국경제의 생산성, 임금, 노동소득분배율 : 통계 해석 논란에 대한 견해’에서 박 교수가 노동생산성을 계산할 때는 전체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임금을 계산할 때는 절반 수준에 불과한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취업자에서 5인 미만 사업체, 임시·일용직 노동자,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 제외)을 적용하는 바람에 임금인상률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반박했다. 또 외환위기 이후 임금인상이 생산성 증가에 못미치면서 노동소득분배율이 가파르게 떨어졌다며, 임금과 가계소득의 증가 필요성을 강조한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정당성을 뒷받침했다.
김유선 이사장은 “분석기간을 1970년대 이후로 확장하면, 소비자물가지수를 사용해 구한 피용자 1인당 실질 임금의 인상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부터, GDP디플레이터를 사용해 구한 피용자 1인당 실질 임금 인상은 1980년대 중반부터 성장에 못미치는 현상이 지속됐다”며 “‘바보야, 문제는 물가통계야’가 아니라 ‘문제는 임금통계야’다”라고 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