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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김상조 “중견그룹도 일감몰아주기 근절 노력” 요청

등록 2019-05-23 11:00수정 2019-05-23 19:50

한진·CJ 등 15개 그룹 전문경영인과 간담회
10대그룹 이어 중견그룹도 자발적 개혁 촉구
이해관계자 권리 존중하는 지배구조 개선도
기술탈취 등 불공정 하도급거래 근절 주문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23일 서울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15개 중견그룹 전문경영인들과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23일 서울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15개 중견그룹 전문경영인들과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견그룹들에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일감몰아주기 및 불공정 하도급거래 해소를 위한 자발적 개혁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15개 중견그룹과의 간담회에서 “그동안 세차례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정부와 재계가 개혁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고, 자발적인 순환출자 해소 같은 바람직한 변화가 나타났다”며 “우리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중견그룹도 이런 흐름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이 재벌그룹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2017년 6월과 11월, 2018년 5월에 이어 4번째로, 앞서 세차례의 간담회는 10대그룹 중심으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란 모든 경제주체에게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보장해 우리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주주, 협력업체,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건전한 기업지배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감몰아주기와 불공정한 하도급거래는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중소 협력업체·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희생시키는 그릇된 관행이며 더이상 우리사회에서 용납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감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독립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어 혁신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뿐만 아니라 존립할 근거조차 잃고 있다”며 “대기업 자신도 경쟁의 부재로 인해 핵심역량이 훼손되고 혁신성장의 유인을 상실해 세계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소 협력업체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혁신성장의 싹을 잘라버리는 기술탈취 행위의 근절을 위해 하도급법, 상생협력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포괄하는 입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앞서 세차례의 간담회가 10대그룹 중심이었던 반면 이번 간담회는 30대그룹까지 확대되어 보다 다양한 규모와 업종의 기업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며 “그동안 자발적 변화의 성과가 아직 국민의 눈높이에는 미흡한 점도 있지만, 기업들도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공감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계 11~34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한 전문경영인들이 참석했다. 그룹별 참석자는 한진 석태수 부회장, 씨제이(CJ) 박근희 부회장, 부영 신명호 회장직무대행, 엘에스(LS) 이광우 부회장, 대림 박상신 대표, 현대백화점 이동호 부회장, 효성 김규영 사장, 영풍 이강인 사장, 하림 박길연 사장, 금호아시아나 이원태 부회장, 코오롱 유석진 사장, 오씨아이(OCI) 김택중 사장, 카카오 여민수 사장, 에이치디씨(HDC) 김대철 사장, 케이씨씨(KCC) 주원식 부회장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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