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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경영권 휘두르며 이사회는 안 나가는 재벌 총수

등록 2019-06-13 11:47수정 2019-06-14 09:36

이재용 16%·정몽구 0%·신동빈 19%
등기이사 맡고도 3년간 출석률 저조
시민단체 “의무 불이행…사퇴하라”
그래픽_고윤결
그래픽_고윤결
이재용 삼성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일부 재벌 총수들이 주력 회사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으면서도 이사회 출석은 거의 안한 것으로 드러나, 이사로서의 의무를 소홀히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13일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기업집단 소속 계열사가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바탕으로 총수일가 출신 등기이사의 2016~2018년 이사회 출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재용 부회장, 정몽구 회장, 신동빈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이 거의 이사회 출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벌 총수들이 이사를 아예 맡지 않거나 이사를 맡더라도 실제 이사회에는 참석하지 않으면서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은 ‘황제경영’의 폐해로 꼽힌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2016년에는 삼성전자 이사회 출석률이 100%였으나, 2017~2018년에는 한번도 참석하지 않아 3년 평균 참석률이 16%에 그쳤다. 정몽구 회장은 3년간 현대차·현대모비스 이사회 참석이 전무했다. 신동빈 회장도 롯데쇼핑·케미칼·제과·칠성음료 등 4개사의 이사회에 3년간 참석하지 않았다. 롯데지주의 경우 2017년은 100% 참석했으나 구속수감된 기간인 2018년은 7%만 참석해, 평균 출석률이 19%에 그쳤다. 박삼구 전 회장도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3년간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웅렬 전 회장은 지난해 이사회 참석률이 0%였고, 2016~2017년은 참석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연금이 지침으로 사외이사의 경우 출석률이 3년간 75% 미만이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총수일가 이사의 부실한 이사회 출석은 이사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 경제개혁연대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국정농단세력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1·2심 재판을 받을 때 재계가 경영공백 우려를 이유로 석방을 주장했지만, 정작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삼성전자 이사회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풀려난 뒤 롯데지주 이사회에 한 번만 참석하고, 롯데쇼핑·케미칼·제과·칠성음료 이사회는 전부 불참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재계에서 말하는 경영이 이사회를 통한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냐”면서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이사회 출석 의사가 없다면 스스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임기는 올해 10월 만료된다.

반면 에스케이(SK) 최태원 회장, 엘지(LG) 구광모 회장, 지에스(GS) 허창수 회장, 한진 조원태 회장, 두산 박정원 회장, 엘에스(LS) 구자열 회장, 대림 이해욱 회장, 효성 조현준 회장, 영풍 장형진 회장, 카카오 김범수 대표, 에이치디시(HDC) 정몽규 회장, 케이씨씨(KCC) 정몽진 회장의 이사회 출석률은 최소 75%를 넘었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과거 3년간 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차·현대제철의 이사회 참석률이 0~32%에 그쳤는데, 올해부터는 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차의 이사회 참석률이 75~100%로 높아져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사업구조개편안이 주주 반대로 무산되고, 곧 추가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이사회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재벌 총수들은 이사회 출석은 소홀히 하면서도 거액의 보수를 받았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지난해 95억여원의 연봉을 받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지주·케미칼·쇼핑 등 계열사로부터 모두 78억여원을 받았다. 이웅렬 전 회장도 32억원을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급여를 받지 않았다.

이들의 이사회 불출석과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일신상의 이유로 참석이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며 “이사회 주요 안건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보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2016~18년 경영권 분쟁 및 국정농단 검찰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고, 2018년에는 8개월가량 구속되면서 참석이 여의치 않은 측면이 있었다. 석방 이후에는 국외 출장이 잦다보니 참석율이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홍대선 송경화 현소은 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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