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의 업황 회복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 반도체 수출액이 상반기보다 더 악화되고, 반도체·자동차·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 13대 주력산업의 하반기 수출증가율이 -7.4%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국내 유력 수출전망 기관인 국책 산업연구원이 무역협회 등 수출기관 실적 자료와 업종 전문가들의 전망을 취합해 내놓은 것으로,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동향 예측과 관련해 주목된다. 하반기에 반도체 수출이 상반기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산업연구원은 ‘2019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서, 통관기준 올해 하반기 13대 주력산업(올해 1~5월 한국 총수출 실적의 75.7%)의 수출액은 2276억6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까지 수출실적(무역협회 자료)과 하반기 대내외 경제여건, 업종별 협회 및 산업별 수출전문가의 전망을 취합해 내놓은 수치다. 상반기 13대 주력산업 수출액은 2162억7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6%를 기록할 것으로 추계·전망했다. 이에 따라 13대 주력산업의 연간 수출액은 4439억3천만달러로 지난해보다 8.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력 수출품목별로 반도체(올해 1~5월 한국 총수출액의 17.2%)는 하반기 수출액 515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1.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까지 수출실적 등을 반영한 올 상반기 반도체 수출액은 486억2천만달러(전년동기대비 -20.6%)로, 수출금액은 하반기가 더 많지만 전년대비 감소율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간 반도체 수출액은 1001억3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미-중 통상분쟁 장기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사태 본격화, 중국 서버업체들의 투자 지연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하반기에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내 반도체 산업 회복이 부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기기·디스플레이·정유·석유화학·철강은 하반기에 -3.5~-7.4%, 연간으로 -3.6~-17.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기는 상반기 105억3천만달러(전년동기대비 -28.2%)·하반기 127억9천만달러(-7.0%)·연간 233억3천만달러(-17.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스플레이는 하반기 125억4천만달러(-7.4%)·연간 225억8천만달러(-8.5%)를, 석유화학은 하반기 235억6천만달러(-5.8%)·연간 462억8천만달러(-7.4%)를, 정유는 하반기 232억7천만달러(-4.4%)·연간 441억3천만달러(-4.8%)로 전망했다. 철강은 하반기 165억8천만달러(-3.5%)·연간 327억5천만달러(-3.6%)로 내다봤다.
자동차·일반기계·조선 수출은 올해 상·하반기 모두 소폭 플러스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는(올해 1~5월 총수출 대비 비중 7.5%)는 하반기 324억4천만달러(+0.9%)·연간 657억달러(+2.7%), 일반기계(총수출 비중 9.8%)는 하반기 277억5천만달러(+1.7%)·연간 542억3천만달러(+1.3%)를, 조선은 하반기 105억2천만달러(+0.6%)·연간 213억8천만달러(+0.5%)로 내다봤다.
13대 주력품목에 비주력품목까지 합친 통관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올해 연간 5692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5.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연간 수출액 6천억달러(6049억달러) 재달성은 실패할 것이라는 얘기다. 올 상반기 수출액은 2744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5%를 기록하고, 하반기 수출액은 2948억달러로 전년(3082억달러) 대비 -4.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올 상반기에 185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311억달러)에 비해 126억달러 줄어들고, 하반기는 236억달러로 작년 하반기(386억달러)에 비해 150억달러 각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무역수지는 421억달러로 작년(697억달러)보다 39.5%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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