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리스크 선제 대응” 매각 이유 밝혀
웅진에너지 기업회생절차 등 ‘악재’ 겹쳐
건설·에너지로 전방위 확장 ‘발목’ 거듭
웅진에너지 기업회생절차 등 ‘악재’ 겹쳐
건설·에너지로 전방위 확장 ‘발목’ 거듭
웅진그룹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매각했던 웅진코웨이를 되찾은 지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팔기로 결정했다. 이번 재매각 역시 무리한 재매입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웅진코웨이 재인수·재매각 및 또다른 계열사 웅진에너지의 ‘법정관리행’ 과정 등을 통해 웅진그룹의 누적된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웅진그룹은 27일 ‘웅진코웨이 매각’ 결정을 발표하며 “재무적 리스크의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매각 대상은 웅진그룹 주력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다. 매각 자문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결정됐다.
웅진이 언급한 재무 리스크는 지난 3월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엠비케이(MBK)파트너스로부터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웅진그룹은 2조원에 가까운 웅진코웨이 인수 자금 중 1조10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에서 인수금융으로 빌렸다. 또한 5000억원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웅진씽크빅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마련하기로 한 바 있다. 애초 인수 대금의 80%가량을 외부차입으로 조달하려 한데다,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의 5000억원 펀드 모집에 어려움도 이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태양광 소재 생산 계열사 웅진에너지가 웅진코웨이 재인수 직후인 지난 3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급기야 지난달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악재가 겹친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신용평가는 지주사 웅진의 신용등급을 BBB(하향 검토)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재무적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웅진코웨이는 1989년 설립된 뒤 국내 생활가전 렌털 사업의 원조이자 웅진 그룹 내 ‘알짜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책 외판원에서 시작해 웅진씽크빅과 웅진식품, 웅진코웨이로 사업을 펼쳐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2007년 극동건설을 인수하고 2008년 웅진폴리실리콘을 설립하는 등 건설·금융·에너지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무리수가 거듭됐다. 극동건설에서 시작된 위기는 그룹 전반으로 확장돼 2012년 지주사 웅진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고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등을 결국 매각하게 됐다.
웅진은 6년 만인 지난 3월 웅진코웨이를 되찾으며 국외시장 진출 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재인수 방침을 발표하며 윤 회장은 “코웨이 인수는 웅진그룹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웅진은 100일도 안 돼 다시 시장에 내놓게 됐다. 결국 윤 회장의 욕심이 빚어낸 일인 셈이다. 웅진코웨이는 국내 1위 렌털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이 2조7000여억원, 영업이익은 5200여억원이었다.
웅진그룹은 향후 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도 매각을 추진하고,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그룹 경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웅진그룹 쪽은 “웅진코웨이 매각을 통해 (재매입시 발생한) 차입금을 변제하는 것에 무리가 없기 때문에 지주사 및 웅진씽크빅에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며 “어렵게 인수한 웅진코웨이를 다시 매각하게 되어 송구하다”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