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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남북철도사업추진단 꾸려…외부정세 맞춰 연결 준비 중”

등록 2019-06-27 17:59수정 2019-06-27 19:34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인터뷰
“코레일이 최고 고객…협업 강화
건설-운영 분리 뒤 사고 줄었지만
“사업개발 갈등 아쉬운 점도 있어
정부가 통합 여부 잘 판단할 것”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본부 사무실에서 남북철도 협력 사업 등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본부 사무실에서 남북철도 협력 사업 등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고속철도 건설 반대가 굉장히 심했을 때 경부고속철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논문을 썼습니다. 그 뒤에 제가 실무자로서 경부고속철도 개통에 참여했죠. 남북철도 관련 논문도 썼는데 일이 잘돼서 제가 이사장을 하는 동안에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굉장히 좋겠습니다.”

철도의 날(6월28일)을 앞둔 지난 24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철도공단) 수도권본부에서 만난 김상균 이사장은 남북철도 협력에 강한 기대를 드러냈다. 김 이사장은 2010년 ‘동북아 철도망 구축을 위한 남북철도 인프라 협력사업의 통합적 추진방안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남북철도 연결에 관심이 크다. 김 이사장은 이 논문에서 ‘한반도 통합철도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 주도형 북한철도 개보수→북한철도 현대화를 통한 국제물류사업 확대→북핵 해결 뒤 국제컨소시엄을 통한 북한철도 현대화’라는 단계적 전략을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남북철도사업추진단을 꾸려 외부정세에 따라 언제 속도가 붙을지 모를 철도연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우선 수색~서울~광명 구간을 지하화해 경의선 고속철도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동해선 단절 구간인 강릉~제진 연결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지난해 연말 북한철도 현지조사가 이뤄진 뒤 남북철도 사업에 진전이 없지만 김 이사장은 “북한과 미국이 밀고 당기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남북철도 연결 사업도 결국 잘될 거라고 본다”고 낙관했다.

김 이사장은 ‘철도맨’이다. 1978년 기술고시에 합격한 뒤 철도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고속철도건설사업소장, 시설본부장, 건설본부장을 거쳤다. 2004년에 건설교통부로 넘어와서도 철도정책국장을 맡는 등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한강유역환경청장으로 재직한 2년여를 제외하고는 철도 분야에서 공직을 수행했다. 철도공단 부이사장에 이어 지난해 2월엔 이사장에 취임했다.

강릉선 케이티엑스(KTX) 탈선은 김 이사장 취임 뒤 발생한 가장 큰 안전사고였다. 철도공단이 시공 때부터 선로전환기 회선을 잘못 연결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사고 뒤 코레일과 함께 전국의 선로전환기를 전수조사했다”며 “(시공과 관련된) 간부 2명을 직위해제했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서 책임을 단단히 묻겠다”고 말했다. 철도공단은 5개 지역본부에 안전혁신처를 설치하는 등 122명의 안전인력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코레일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한 것은 김 이사장의 주요 업적 중 하나다. 운영을 담당하는 코레일과 건설을 전담하는 철도공단은 2004년 철도청에서 두 조직으로 쪼개진 뒤 갈등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4년 당시 이른바 상하분리라고 하는 철도구조 개편을 주도한 사람이 김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은 취임 직후 오영식 코레일 사장을 만나 철도발전협력단 설치를 제안했다. 철도공단에 상근 사무실을 마련하고 두 기관의 처장·부장·직원들이 함께 모여 시설보수나 관제 문제 등의 현안을 그때그때 논의했다. 올해 3월에는 이 조직을 안전합동혁신단으로 확대·개편해 협업의 수준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김 이사장은 “코레일은 우리의 최고의 고객”이라며 “‘코레일이 잘돼야 우리도 잘 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철도통합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김 이사장은 “건설과 운영을 분리하면서 투자는 늘고 사고는 줄었다. 반면 두 기관이 분리되니까 사업개발 등에 있어 갈등이 생기는 아쉬운 점도 있다”며 “정부에서 득과 실을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다. 어떤 결론이 나와도 철도공단은 최선을 다해 안전하고 빠르고 쾌적한 철도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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