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월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오사카/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1일 한국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3대 소재의 수출 규제를 시행하기로 한 데 대해 한국 업계는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인데다 소재 부문에서 일본 의존도가 높은 만큼 당장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 속에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론 국내 업체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 재료는 장기 보관이 어려워 재고를 2~3개월 정도치만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 정부가 한달 정도 청취 기간을 거친다고 하니 그사이 최대한 재고를 확보하고 실제 시행된다면 3개월씩 걸리는 승인 절차를 고려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이 국내 경제의 주축인 만큼 이번엔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니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가 공급 과잉인 상태에서 재고 소진의 계기로 삼는 동시에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국면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반도체 업체들은 대체로 ‘위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발표한 포토레지스트와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빠져선 안 될 ‘필수’ 소재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는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기판용 폴리이미드 생산에 사용되며 플렉시블(구부릴 수 있는) 오엘이디(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패널의 필수 재료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생산량의 90%, 에칭가스는 70%를 일본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어 일본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삼성과 엘지(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계도 긴장 속에서 추이를 살피고 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주로 소형 디스플레이 제품에 사용되며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에 필요하다. 다만 엘지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양산 제품 가운데 일본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사용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이번 조처가 장기화할 경우 일본 소재 산업에 외려 악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국내산 소재 업체들엔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양재 케이티비(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규제로 반도체 제조사들이 향후 국내산 소재의 비중을 늘리면서 국내 소재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반도체 소재 업체인 동진쎄미켐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7.91% 오른 1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0.85% 하락했고 에스케이하이닉스는 0.72% 올랐다. 일본의 수출 규제 발표뿐만 아니라 지난 29일 발표된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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