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넉달째 우리 경기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소비는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투자와 수출 위축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둔화가 다소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은 위축되며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한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4월 ‘경기 부진’을 공식화한 이후 넉달 연속 부진한 상태로 진단한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수출과 투자 감소다. 5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에서 부진이 계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1.8% 줄었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6월 자본재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6% 감소했다. 당분간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5월 건설투자는 토목 부분이 전년 같은 달보다 3.1% 증가했으나, 건축 부문은 7.8% 줄었다.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와 주택착공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4.5%, 21.2% 감소했다.
6월 수출은 대외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반도체와 석유류 가격 하락이 지속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5% 하락했다. 5월 감소 폭(-9.5%)보다 확대됐다. 자동차(8.1%)는 증가했지만, 반도체(-25.5%), 석유화학(-24.5%) 등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생산에서는 광공업 생산이 정체된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이 낮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5월 광공업 생산은 전자부품(-10.3%), 석유정제(-7.9%) 등이 부진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이 1.6%로 소폭 증가했고,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11.7% 증가한 덕분에 전체적으로 2.1% 올랐다.
소비 둔화는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5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 관광객 수가 24.4% 증가하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면세점(28.2%)과 백화점(4.7%), 온라인 쇼핑몰 등 무점포소매(16.1%)에서 크게 올랐다. 하지만 5월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치(100)보다 낮은 97.5로 나타나 소비 증가세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