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회장단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기업인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최근 3년 동안 계속된 세수호황이 저물어 세수결손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지만, 5월까지 세수진도율은 올해 목표치인 세입 예산에 도달하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이번 달부터 새로 공개한 지난해 실적 대비 진도율과 비교한 결과다.
9일 기재부가 발간한 ‘재정동향 7월호’를 보면, 1∼5월 국세수입은 139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2천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세수진도율은 1년 전보다 5.1%포인트 낮아진 47.3%였다. 세수진도율이란 정부의 세수 목표치인 세입예산 대비 실제 세수를 비교한 것으로, 국세가 안정적으로 걷히고 있는지 비교할 수 있는 수치다. 지난해 세수진도율보다 5.1%포인트 낮다는 것은 올해 세수 실적이 그만큼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사정을 들어 올해 국가 재정에 구멍이 뚫릴 것으로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산 대비 진도율로 살펴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지난해 결산 기준 세수실적은 293조6천억원으로 세입예산(268조1천억원)과 비교해 무려 25조5천억원의 초과세수를 기록했다. 이 초과세수는 대부분 4월과 5월에 납세하는 양도소득세와 법인세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도 기업 실적과 부동산 시장의 호황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까지 세수(140조7천억원)는 세입예산의 절반을 넘어선 52.5%에 달했다. 6월 한달치 세수를 빼더라도 세입예산을 충족할 만큼 목표를 초과 달성했던 셈이다. 반면 지난해 전체 세수실적(결산) 대비 5월까지 세수진도율은 47.9%에 머물렀다. 올해 5월까지 세수진도율(47.3%)과의 격차는 0.6%포인트로 좁혀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연말까지 지금과 같은 흐름을 보일 때 세입예산에 근접하는 국세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세입예산(294조8천억원)은 지난해 세수실적(293조6천억원)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4월과 5월에 양도소득세 중과, 법인세 호조에 따른 초과세수가 집중돼 세수진도율이 이례적으로 매우 빨랐다”며 “세수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최근 5년 세수실적 대비 세수진도율 평균과 비교하면 오히려 올해가 2.0%포인트 빨라서, 세입예산에 매우 근접하는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매달 발간하는 ‘재정동향’에서 처음으로 결산 대비 세수진도율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워낙 대규모 초과세수가 발생해 연초 전망한 세입예산 대비 진도율을 비교하는 과정에 착시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세수입과 재정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우리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결산 실적과 비교한 진도율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함께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월 국세수입은 30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천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5월 국세수입의 절반을 넘긴 법인세는 15조2천억원 걷혔다. 3월 법인세 분납분 증가 등으로 1년 전보다 6천억원 늘었다. 소득세는 11조3천억원에 달했는데, 부동산 거래 감소에 따른 양도소득세 감소 등으로 2천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환급액 증가 등으로 지난해보다 7천억원 감소폭이 커진 -1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5월까지 19조1천억원 적자를 보였다.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정부의 실제 재정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36조5천억원 적자였다. 정부는 재정조기집행 등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재정적자 폭이 커졌지만, 연말이 되면 당초 예상한 수준(6조5천억원 흑자)으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