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올 2분기 637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치며 지난 3년 사이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디(D)램 생산을 4분기부터 줄이는 ‘감산’ 계획을 공개했다. 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올 2분기(4~6월) 매출액은 6조4522억원으로 전분기(6조7727억원)보다 5% 줄었다. 지난해 2분기(10조3705억원)보다는 38%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조3665억원)에 비해 53% 줄었고 지난해 2분기(5조5739억원)보다는 89%나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10%였는데, 전분기보다 10%포인트 감소했고, 지난해 2분기보다는 44%포인트나 줄었다.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며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은 예상돼왔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디램은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피시(PC) 시장에 적극 대응해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3% 늘었으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 판매 가격은 24%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40% 증가했으나 평균 판매 가격은 2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디램은 캐파(생산능력)를 4분기부터 줄인다”며 이날 감산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 시장 불황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생산과 투자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최근 성장세에 있는 시아이에스(CIS)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경기 이천 엠(M)10 공장의 디램 캐파 일부를 시아이에스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디램 미세 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디램 캐파는 지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라고 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도 축소할 예정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청주 엠15 공장의 추가 클린룸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엠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이날 실적 공시 뒤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가능한 범위에서 재고를 적극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하이닉스 관계자는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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