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로 1억원 가량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사람은 금리가 1%포인트 내리면 연간 32만원 가량 소비를 늘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송상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9일 〈BOK 경제연구〉에 실은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 차입자 현금흐름 경로를 중심으로’란 논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송 부연구위원은 2011년 2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한은 기준금리가 3.25%에서 1.25%까지 떨어지는 동안, 한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10만6236명의 주택담보대출 차입자 자료를 이용해 금리 인하의 소비 진작 효과를 분석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 금리(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잔액기준)는 5.17%에서 3.00%로 하락했다.
분석 결과,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1인당 평균 5645만원 대출)은 기준 금리 인하에도 카드 사용액에 별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변동금리 대출자들(1인당 평균 1억986만원)은 분기에 8만원, 연간으로 환산하면 32만원 가량 카드 소비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1%포인트 인하에 연간 이자 상환부담이 109만원 감소하므로, 부담 감소분의 약 30%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꼴이다.
모든 주택담보대출 차입자를 기준으로 하면 금리 1%포인트 인하에, 분기당 5만원 가량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효과는 대출받은 사람의 특성에 따라 달랐다. 부채가 연 소득의 2.42배 이상인 차입자의 경우 금리 인하가 소비보다 원금상환액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소득자일수록 이자 상환액 감소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작았고, 저소득자는 그 반대였다.
정남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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