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성장률 0.3~0.5%p 잠식
지난 25일 한국은행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을 전년 동기 대비 2.1%(전기대비 1.1%)라고 발표했다. 성장률이 크게 저조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건설업이었다. 2분기 건설업 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3.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업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성장률은 2.4%로, 그 차이가 0.3%포인트에 이르렀다.
건설업의 경제성장률 잠식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한겨레>가 3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자료를 분석해보니, 건설업 생산은 2018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0.8%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올해 2분기까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지난해 3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감소폭이 -7.0%까지 커지기도 했다.
경제성장률과 건설업 제외 부문의 성장률 차이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최대 0.5%포인트에 이르렀다. 지난해 2분기와 올해 1분기, 2분기는 차이가 0.3%포인트였다. 건설업 생산 감소가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이상 잠식한 기간이 5분기 연속 이어진 셈이다.
건설업의 마이너스 성장은 2010년 1분기부터 2011년 4분기까지 8분기 연속 이어진 적이 있다. 이때는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였다. 최근 침체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2017년 주택경기 부양 정책의 후유증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부터 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대출 규제를 풀어 ‘빚내서 집을 사게 하는 정책’을 폈다. 그러는 사이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힘입어 주택 건설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건설업 성장률은 2015년 3분기에서 2017년 2분기 사이 7.6~11.6%에 이르렀다. 특히 주거용 건물 부문의 성장률이 2015년 2분기부터 2017년 1분기 사이 21.6~35.2%까지 치솟았다. 건설업의 큰폭 성장은 분기 경제성장률을 0.2~0.4%포인트 끌어올린 바 있다.
새 정부 들어 부동산 대출 억제에 나서면서, 건설 투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건설경기 조정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 정원일·김기룡 분석가는 29일 발간한 <한국 주택시장> 보고서에서 “건설투자가 증가하면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회복되면서 국내총생산(GDP) 계정의 건설투자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부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을 소득 상위 국가와 하위 국가로 나눠 건설투자 비중을 분석해봤더니 소득 하위 국가는 세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주택가격이 하락한다면 건설투자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경제에 마이너스 영향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을 늘려 완충작용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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