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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잃어버린 10년’ 겪은 일본처럼 위안화 절상 땐 한국에 큰 타격

등록 2019-08-16 05:00수정 2019-08-16 11:25

가열되는 미중 무역전쟁. 미국 환율조작국 지정  그래픽_김승미
가열되는 미중 무역전쟁. 미국 환율조작국 지정 그래픽_김승미
환율전쟁 ‘신 플라자 합의’ 우려
미국은 1980년대 고금리 정책 영향으로 달러 가치가 높아져 1983년 이후 경상수지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일본과 마찰을 빚었다. 미국은 일본에 엔화 가치 절상과 금융 자유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1985년 9월22일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모였다. 이들은 ‘달러를 약세로 돌려,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로 합의했다. 달러당 240엔 안팎이던 엔화 가치는 1986년 달러당 200엔대로 상승했고 1987년 말에는 121엔까지, 그 뒤에는 한때 70엔대까지도 상승했다. 일본은 1986년 급격한 엔화 강세에 따른‘엔고 불황’을 겪었다. 이에 대응하려고 금리를 낮추자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급등했고, 나중에 금리를 올리면서 자산가격 거품이 터져 그 후유증으로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

지난 5일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30여년 전 미-일이 충돌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미-중 간 무역마찰과 함께 환율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8월1일 중국산 수입품 3천억달러어치에 9월부터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 뒤 5일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달러 기준가를 달러당 6.9엔대에 고시하고 시장에서 ‘포치’(破七, 달러당 7위안 돌파)가 일어나자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린다고 반발했다.

중국이 미국의 10% 추가 관세를 가격 인하로 흡수하려면 달러당 6.9위안인 환율을 달러당 7.3위안까지 끌어올려야(위안화 가치 절하) 한다. 그러나 중국은 그동안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기보다는 방어하기에 더 바빴다. 외국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 미국 국채(달러)를 매각하고 위안화를 사들여왔다. 국제통화기금은 위안화 가치가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미국이 제기한 중국의 환율조작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중국은 14일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홍콩에서 300억위안 규모의 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중국에 상계관세를 부과할 근거를 마련한 것이면서,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도 위안화를 국제화하고 금융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외환시장을 자유화하고 자본시장 자유화를 빠르게 단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런 방향으로 미-중 간 합의가 이뤄지면 위안화 가치는 상승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1985년 플라자합의 뒤 한국은 ‘엔고-원저’의 호시절을 맞았다. 그러나 위안화가 강세로 간다면, 이번에는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이 정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홍콩을 포함하면, 한국 수출의 3분의 1을 소화하는 시장이어서 위안-달러와 원-달러 환율은 움직임이 갈수록 동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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