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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경제순환지표 10개 중 6개가 ‘하강’…경기부진 길어지나

등록 2019-09-29 19:49수정 2019-09-30 09:48

서비스업·소매판매액 등 반등 못해
선행지수 변동치도 6~7월에 하락

‘역대 최장 하강’ 29개월 넘을수도
OECD는 “한국 내년 성장률 상승”

정부 확장정책에 2.3% 기록 전망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경기 하강 국면을 지나고 있는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 들어서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내외 여건 악화로 내년 경제전망도 어두워지면서 경기 부진이 길어질 우려도 나온다.

29일 통계청의 ‘경기순환시계’를 보면, 7월 기준으로 10개 주요 경제 지표 가운데 6개가 경기 순환 가운데 ‘하강’ 국면에 속해있다. ‘하강’ 지표는 서비스업생산지수, 소매판매액지수, 취업자 수, 소비자기대지수, 건설기성액, 기업경기실사지수다. 나머지 4개인 광공업생산지수, 수출액, 수입액, 설비투자지수는 ‘하강’에서 ‘상승’으로 전환하기 전인 ‘회복’ 단계에 있다.

경기순환시계는 주요 경제 지표가 경기순환 국면에서 ‘상승→둔화→하강→회복’ 가운데 어디에 있는지 좌표평면에서 시계처럼 보여주는 지표다. 계절요인 등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를 이용해 작성한다.

올해 들어 7개월간 경기순환시계의 움직임을 보면, 전반적으로 구성지표의 과반이 ‘하강’에 머무르고 나머지 지표가 주로 ‘회복’에 속해있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세부 지표별로 보면, 서비스업생산지수와 건설기성액(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은 7개월 내내 ‘하강’에 있다. 광공업생산지수와 수입액은 1~3월 ‘하강’에 속해있다가 4월부터 ‘회복’으로 전환했다. 소비 쪽 지표는 더 나빠졌다. 1~3월 ‘상승’이었던 소매판매액지수는 4~5월 ‘둔화’로 바뀌었고, 6~7월은 ‘하강’에 속했다. 심리 부문 지표도 떨어지고 있다. 소비자기대지수는 1~3월 ‘회복’이었다가 4월부터 쭉 ‘하강’에 머무른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뜻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도 2~6월 ‘회복’이었지만 7월에 ‘하강’으로 떨어졌다.

가까운 미래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7월 연속 하락하는 등 앞으로 경기 전망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앞서 통계청이 2017년 9월을 경기 정점으로 설정하면서 우리 경제는 그때부터 7월까지 하강 국면이 2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장 하강 기간인 29개월(1996년 3월~1998년 8월)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내수·투자 부진에 미-중 무역갈등 같은 대외 위험 요인이 더해지면서 하반기 들어 국내·외 일부 경제전망기관이 올해보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달 들어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8%와 1.6%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1.9%로 동일하게 전망했다가 내년이 더 낮아진다고 수정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엘지경제연구원이 지난 26일 올해 2%, 내년 1.8%라는 성장 전망치를 제시했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9일 한국의 내년 성장률(2.3%)이 올해(2.1%)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정부의 확장 정책이 내년에 내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보다 지출을 대폭 늘린 513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등 정부 정책의 효과 여부가 경기 흐름을 반전시키는 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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