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19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합모집’ 행사가 열린 서울 마포구청에서 한 노인 구직자가 모집 분야 안내서를 꼼꼼히 읽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국의 고령층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들 가운데 고용률은 높지만,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비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사회적 관계 형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30일 발간한 ‘통계플러스’에 실린 ‘고령화와 노년의 경제·사회활동 참여’ 보고서를 보면, 한국 고령층(65살 이상)의 고용률은 2017년 기준 30.6%로 오이시디 나라들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보다 고령층 고용률이 높은 나라는 인도네시아(41.4%), 아이슬란드(38.2%) 등이었으며, 콜롬비아(29.0%), 멕시코(26.6%) 등이 한국을 바짝 뒤쫓았다.
반면 스페인(2.0%), 룩셈부르크(2.5%), 벨기에(2.5%), 프랑스(3.0%) 등 서유럽과 남유럽의 나라들은 고령층의 고용률이 매우 낮았다. 오이시디 나라의 고령층 고용률 평균은 14.4% 수준이었다. 결과적으로 노후보장이 잘 구비된 나라에서는 이른 시기에 노동시장에서 은퇴했고, 일 중심의 문화가 강하고 노후보장 제도가 미비한 나라에서는 아무래도 고령층의 고용률이 높았던 셈이다.
반면 한국 고령층(50살 이상)의 사회적 관계망에 참여하는 비율은 오이시디에서 최하위에 그쳤다. 사회적 관계망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지나 가족, 이웃과 친구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측정되는데, 한국은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관계망에서 벗어나 있다는 응답률이 크게 늘어 50살 이상이 되면 60.9%만이 사회적 관계망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오이시디 평균 사회적 관계망 응답률(87.1%)에 비해 26.2%포인트 낮은 수치다. 15~29살 청년층은 90% 이상이 사회적 관계망이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경제·사회활동이 위축되기 시작하는 장년기 이후 점차 사회적 단절이 쉽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도시 지역 전·월세 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남성일수록 사회와 단절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고령층 활동인구과 비활동인구로 나눠 성·연령·교육수준·혼인상태 등을 분석한 결과, 여성보다 남성이, 교육 수준이 낮고 나이가 많을수록, 농촌보다 도시에 거주할수록 비활동인구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균등화가구소득이 100만원 미만이거나, 주택이 자기 소유가 아닐 경우에도 비활동인구인 경우가 많았다.
박시내 통계개발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 사무관은 보고서에서 “사회적 활동의 참여 정도와 고령층의 삶의 만족도는 상관성이 있다”며 “한국의 고령층은 고용률은 높지만 사회적 관계망이 최하위권에 머무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과 개인 그리고 개인과 사회 사이의 사회적 관계망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