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대주주인 삼성에스디에스(SDS)가 플랫폼을 통한 ‘통행료’ 성격의 물류 비피오(BPO·업무처리 아웃소싱) 사업으로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를 상대로 이익을 취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관련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삼성에스디에스가 계열사인 삼성전자 물량을 받아서 회사 덩치를 키우고 거래 기업들을 하청화시키면서 국내 물류 산업이 초토화됐다”며 “삼성에스디에스가 영위하는 ‘국제물류주선업’은 플랫폼을 통해 부당 이익을 취하는 통행료 사업이라는 혐의가 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삼성전자와 기존에 거래했던 국내 업체는 물량을 빼앗기는 수준을 넘어 삼성에스디에스의 하청업체로 전락했다”며 “삼성에스디에스처럼 기업 본래 기술인 에스아이(SI)가 아니라 계열사 물류 물량을 받아 회사를 키우고 해당 부문에 종사하는 회사들을 하청화하는 구조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삼성에스디에스는 삼성전자 물류 담당 부서가 수행하던 물류 업무를 이관받은 뒤 2011년 국제물류주선업을 시작해 2012년 매출 3000억원을 올리기 시작했고 올해 매출은 4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비피오 부문 매출은 지난해 삼성에스디에스에서 전체 매출액의 43.6%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가 최대주주(22.58%)인 삼성에스디에스는 이재용 부회장(9.2%)을 비롯해 총수 일가가 17.01%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넘지 않아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에는 해당되지 않으나,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거래에 해당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김 의원의 질의에 “(삼성에스디에스)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물류부문의 계열사 몰아주기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등 고객사에서 아이티(IT) 기술 기반 물류 사업 지원의 니즈(수요)가 있었고, 삼성에스디에스는 축적돼온 아이티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 물류기업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외 사업 동반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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