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올 3분기 매출액 6조8388억원, 영업이익 4726억원을 올리며 13분기 만에 가장 적은 영업이익을 냈다. 디(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의 여파가 이어진 탓인데, 상반기에 비해 재고가 상당 부분 줄면서 매출은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3분기(7~9월)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6376억원) 대비 26% 줄었고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선 93% 급락했다. 매출액은 2분기보단 6% 늘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6.9%로 지난해 같은 기간(56.7%)에 비해 5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으며 지난 2분기(9.9%)보다는 3%포인트 줄었다.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에 미치지 못한 것은 13분기(3년1개월)만에 처음이다. 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대비 부진한 성과가 예상돼왔다. 다만 최근 디램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낸드플래시의 경우 가격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엔 업황이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 자료를 보면 피시(PC)용 디램인 디디아르(DDR)4 8Gb(기가비트)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9월30일 기준 평균 2.94달러로 지난 7월부터 더 떨어지지 않고 있다. 낸드플래시 128Gb 엠엘시(MLC) 고정거래가격은 4.11달러였다. 6월 말 3.93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상승 추세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디램은 모바일 신제품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의 구매도 늘어나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3% 늘었으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 판매 가격은 16% 하락했다”며 “단 하락폭은 전 분기 대비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연말께 디램의 재고 수준이 정상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 매출에서 디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이른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당분간 생산과 투자를 줄이며 ‘비상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회사 쪽은 “늘어나는 고객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생산과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내년 디램과 낸드플래시 캐파(생산능력) 모두 올해보다 감소하고 투자 금액도 상당 수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