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민간의 경제 심리가 좀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0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0.6으로 전달보다 0.7 떨어졌다. 9월에 전달보다 2.9 오르며 상승으로 전환하는 듯했으나 다시 뒷걸음질을 쳤다.
경제심리지수는 소비자심리지수(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구성지표를 합성하여 작성한다. 기준치 100을 밑돌면 기업과 소비자의 경제심리가 과거(2003년 1월~2018년 12월) 평균치만 못함을 뜻한다. 경제심리지수에서 계절 요인과 불규칙 변동 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90.6으로 전달보다 0.1 떨어지며,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87.2)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기업들의 경제심리는 크게 위축돼 있다. 10월 전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한 달 전보다 1 상승한 73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좋아졌다는 기업과 나빠졌다는 대답이 같음을 나타내는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돌았다. 제조업 업황지수는 72로 전달보다 1 올랐고, 비제조업은 74로 2 상승했다. 11월 전산업 업황전망지수는 72로 전달보다 2 하락했다. 한은은 “기업 심리가 계속 횡보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 요인으로 내수 부진(25.3%)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불확실한 경제 상황(18.2%)과 수출 부진(9.8%)을 거론했다. 비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20.9%), 경쟁 심화(14.6%), 불확실한 경제 상황(13.8%) 순으로 애로 요인을 꼽았다.
앞서 한은이 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8.6으로 전달보다 1.7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8월에 92.5로 올해 최저치에 이른 뒤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