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울산시 북구 현대차 수출 선적부두에 자동차 전용선박에 실려 외국으로 수출될 차들이 줄지어 있다. ♣연합뉴스
올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의정서가 발효된 이후 미국과의 무역수지 흑자가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종합하면, 한-미 에프티에이 개정안이 발효된 1월1일부터 10월까지 대미 무역흑자는 100억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억3500만달러)보다 6.8% 줄었다.
이 기간 대미 수출액은 607억3천만달러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2%, 수입은 507억2500만달러로 4.1% 늘었다. 수입이 수출보다 늘어나면서 무역 흑자 폭이 줄어든 셈이다. 수입이 늘어난 부문은 미국산 원유 등 에너지와 육류, 농약, 의약품 등이라고 무역협회 쪽은 밝혔다.
대미 무역흑자가 줄기는 했지만 전체 수출입 규모(수출 10.3%, 수입 5.8% 감소)에 비해서는 교역이 전체적으로 늘어난데다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 자동차 232조 조치 결정 등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통상관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쪽 생각이다. 미국은 이달 13일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하는 무역확장법 자동차 232조 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한국의 무역흑자 감소는 한국이 조치 대상에서 빠질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에프티에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한미교역이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개정 협상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9월 개정의정서에 양국이 서명했다. 올해 1월1일 발효된 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말 낸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한-미 에프티에이 개정으로 자동차 분야의 무역장벽이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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