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 전망을 발표한다. 지난 7월 내년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던 한은이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전망치를 잠재성장률 수준(2019~2020년중 연 2.5~2.6%)보다 낮출 겨우 내년 초 기준금리 추가 인하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경제 전문 연구기관과 국제기구들은 내년 한국경제 전망을 이미 대부분 발표했다. 최저치는 1.8%, 최고치는 2.3%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3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0%로 전망하고, 내년에는 “내수와 수출의 개선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면서 올해보다 약간 높은 2.3%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2%(5일), 산업연구원은 2.3%(25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일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투자·고용 증가”로 한국 경제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나아질 것이라며 2.3% 성장을 전망했다. 민간에서는 엘지경제연구원이 1.8%로 2%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고,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1.9%로 예상했다.
한은은 29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 맞춰, 내년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한은의 경제전망이 무게를 갖는 것은 국민계정을 집계하는 곳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7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을 2.2%로 내다보고, 내년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당시 한은은 내년에는 민간소비(올해 2.3%에서 2.4%로)와 수출(올해 0.6% 증가에서 2.4%로) 증가폭이 더 커지고, 설비투자가 회복(올해 -5.5%에서 3.4%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 뒤 실물경제가 부진해 이번 수정 전망에서 한은도 2%대 초반으로 하향 수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암시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금통위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서 “거의 모든 전문기관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본다”는 말로, 추가 금리 인하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한 바 있다. 그러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 추가 인하는 불가피해진다.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연 1.25%로 사상 최처지다.
안소은 아이비케이(IBK)증권 분석가는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보다 낮추면, 이는 한은에서 추정한 잠재성장률보다 낮아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장금리는 한은이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동결할 것이란 전망으로 10월 초부터 큰 폭으로 반등하다가 지난 13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국고채 금리 기준으로 0.1%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정남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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