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소재인 포토레지스트의 국내생산 현황점검을 위해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 전문기업인 동진세미켐을 방문하여, 이준혁 대표로부터 회사현황을 청취하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 제공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수급 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 한해 2조1천억원을 투입해 관련 기업 육성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인천의 한 포토레지스트 생산업체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소재·부품·장비 대책 시행계획’을 보고했다. 지난해 7월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 이후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주요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에 공을 들여온 정부가 올해 더 강력하게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산업부는 지난 6개월간의 노력으로 일본 수출규제 품목의 국내 생산 기반이 다져졌다고 평가했다. 액체 불화수소는 공장 신증설을 통해 국내 생산능력을 전보다 갑절 이상 확대했고 제3국 제품도 시험을 거쳐 생산에 투입됐다.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는 지난해 말 신규 공장을 완공하고 시제품을 생산해 국내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포토레지스트도 자체 기술개발과 미국 듀폰 등의 투자를 유치해 국내 공급기반을 강화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지난해 말 신규 공장을 완공한 후 시제품을 생산중이다.
정부는 올해 더욱 확실한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2조1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100대 품목 기술개발에 1조2천억원을 투입하고 특히 3대 규제 품목은 완전한 수급 안정화 달성을 목표로 국내생산 등 기업 활동 지원에 나선다. 기술개발과 생산 연계에는 1500억원을 투입해 15개 공공연구소·나노팹(기업체가 나노기술을 적용한 소재 등의 시제품 제작, 시험평가 등을 할 수 있는 공장) 등 테스트베드를 대폭 확충한다.
소재·부품·장비 관련 중소기업에는 보증, 경영안정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 등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3월 경희대, 수원대, 대구대 등 3개 대학에 신설되는 산학 협동의 상생형 계약학과 등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인력도 적극적으로 양성한다.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모델은 지난해 4개에서 2020년 20개 이상으로 확대 발굴한다. 위원회는 이날 6건의 협력사업을 승인했다. 이번에 승인한 협력사업 대상은 반도체 전 공정과 이차전지용 소재, 불소계실리콘 소재 등으로 현재 전량 또는 상당 부분을 국외에 의존하는 품목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양국의 불확실성을 높이며 부당한 조치인 만큼 원상회복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소재·부품·장비의 공급 안정화와 경쟁력 강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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