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관측 위성시스템을 통한 날씨 제어, 선택적 암세포 제거 기술 등 아직 실현은 요원하지만 미래 산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도전적 연구에 정부가 올해 118억원을 투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성공을 전제로 하는 기존의 연구 개발의 틀을 벗어나 도전적, 혁신적 기술 연구를 지원하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2020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알키미스트는 연금술사를 뜻하는 것으로 산업부는 고대 그리스에서 철로 금을 만들려던 연금술사들의 노력이 금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 과정에서 황산, 질산 등을 발견하며 현대 화학의 기틀을 마련한 것에서 프로젝트 이름을 착안했다.
지난해 처음 실시된 프로젝트에서는 1분 충전에 600km를 주행하는 전기차, 공기정화 자동차, 100m를 7초에 주파하는 로봇슈트 등이 과제로 선정됐다. 이번이 두 번째인 ‘2020년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자동차와 로봇 등으로 분야를 한정했던 지난해와 달리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10개의 테마와 60개 내외 과제를 선정해 118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출범한 2기 그랜드챌린지위원회(위원장 민동준 연세대 부총장)는 올 한 해 동안 테마 발굴, 과제 선정 및 자문단 역할을 한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기술전문가로만 구성됐던 1기와 달리 기술 분야 10명, 인문 분야 6명으로 구성해 미래학, 사회학, 공상과학 등에서 인문학적 상상력과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위원회에서 발굴·확정한 테마의 세부 과제는 과제 참여자가 직접 기획해 응모할 수 있다. 이를 테면 행복한 고령화 사회라는 테마가 정해지면 인공장기 제작 및 이식기술, 선택적 암 세포 제거 기술 등을 세부 과제 아이디어로 내는 식이다.
그랜드챌린지위원회는 테마 발굴을 위해 지난해부터 연구해온 결과를 바탕으로 2월까지 집중 토론을 거쳐 테마 후보를 도출할 예정이며, 대국민 공청회를 거쳐 3월 중 확정 테마를 공고하고 최종 지원과제를 선정할 예정이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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