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왼쪽)이 18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외화자금시장 관련 조치사항’ 배경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19일부터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달러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확대한다. 국내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40%에서 50%로, 외국은행지점은 200%에서 250%로 각각 올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번 조처가 외화자금 유입확대를 유도해 외환스와프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규모가 늘면서 외화 스와프 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일어났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7.5원 급등한 달러당 1243.5원에 거래를 마치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기재부는 국내 은행 외화유동성비율(LCR)은 2월 말 기준 128.3%로 규제비율(80%)을 크게 웃도는 등 외화유동성은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국내 외환스와프시장이 외국인 주식자금 관련 수요 등으로 일시적인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선물환 포지션은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선물외화자산-선물외화부채) 비율로, 정부는 급격한 자본유입과 단기차입을 억제하기 위해 이를 일정한 한도 내로 묶어두고 있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번 조처를 통해 은행들의 외화자금 공급 여력이 확대되는 만큼 현재 선물환 포지션이 한도에 육박한 은행들을 중심으로 외화자금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향후 스와프 시장 수요·공급 측면의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준비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신속하게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번 조처가 외환부문 비상계획의 첫 단계로, 스와프시장 실질·심리적 효과 차원에서 가장 맞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처로 스와프시장 수급불균형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으며, 앞으로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스와프시장이나 금융시장에 달러를 빌려주는 등의 양적인 공급방안 외에 여러 가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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