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태우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서울역앞 택시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앞으로는 택시 운전 경력이 없어도 5년 이상 무사고 운전자라면 개인택시를 양도받아 운행하는 게 가능해진다. 또 택시 가맹사업의 면허기준이 대폭 완화돼 소비자 이용 편의가 높은 ‘플랫폼 택시’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3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한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일명 ‘타다 금지법’)의 시행에 맞춰 택시산업 인력구조 변화와 가맹사업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개정된 시행규칙은 운송 가맹사업의 초기 진입장벽은 낮추고, 플랫폼과의 결합을 활성화해 브랜드 택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면허기준을 현재의 8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완화했다. 특별시·광역시의 경우 총 택시대수의 8% 또는 4천대 이상이던 기준이 1% 또는 500대 이상으로 낮아진다. 인구 50만명 이상 사업구역은 총 택시대수의 12% 이상이던 면허기준을 1.5% 이상으로, 인구 50만명 미만 사업구역은 16% 이상에서 2% 이상으로 각각 완화했다. 이로 인해 기존 가맹 사업자의 사업 확장이 쉬워지고 새싹기업(스타트업)도 가맹사업 시장에 쉽게 진입해 가맹형 브랜드 택시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지난 2009년 5월부터 다양한 브랜드 택시 출시, 부가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한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해 가맹사업 제도를 운영해 왔으나 과도한 면허 기준으로 활성화가 쉽지 않았다. 현재 가맹사업자는 카카오모빌리티, 케이에스티(KST)모빌리티, 디지티(DGT)모빌리티 등 3곳에 불과하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케이에스티모빌리티의 ‘마카롱 택시’는 서울에서 3500대 수준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카카오T블루 택시’도 기존 서울, 성남, 대전 등 외에 전국으로 가맹형 브랜드 택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이와 함께 사업용 차량 운전경력 없이도 개인택시 면허를 살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법인택시 등 사업용 차량의 최근 6년 내 5년간 무사고 운전 경력 등이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5년간 무사고 운전경력과 교통안전공단의 안전교육으로도 개인택시 양수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과도한 규제로 개인택시 기사의 평균 연령이 62.2살로 고령화돼 안전 우려와 심야 근무 기피에 따른 심야 택시부족 문제가 제기돼 왔던 것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젊은 택시기사 유입이 촉진돼 택시산업의 인력구조가 바뀌고, 플랫폼 가맹사업으로 전환되는 등 플랫폼과의 결합도 촉진돼 서비스품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택시운전 자격시험을 기존 택시연합회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 이관해 운전적성정밀검사와 자격시험 등의 절차를 일원화하고 취득 기간을 1~2일로 대폭 줄이는 내용의 시행령도 이달 중으로 공포될 예정이다. 어명소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정부는 모든 국민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장소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모빌리티 혁신을 계속 지원할 계획”이라며 “택시가 승객과 종사자 모두 만족하는 좋은 일자리로 거듭나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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