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사채 발행 전년보다 훌쩍
최근 5년 내 두 번째로 높아
“초단기 늘어…긴급확보 차원”
최근 5년 내 두 번째로 높아
“초단기 늘어…긴급확보 차원”
코로나19로 현금 조달 필요성이 커졌던 지난 1분기(1∼3월) 기업들의 단기사채 발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이 9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1분기 단기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총 293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6조8천억원) 대비 46조4천억원(18.8%) 늘었다. 최근 5년 내 1분기 발행량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직전 분기(311조원)보다는 17조8천억원(5.7%) 감소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일반 단기사채 발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7% 늘었고 유동화 단기사채 발행량도 14.5% 늘었다. 만기는 3개월 이내 발행량이 291조9천억원으로 전체 발행량의 99.6%를 차지했다. 1일물(41.7%)과 2~3일물(12.4%)이 과반 이상을 차지했고 4~7일물이 7.7%, 8~31일물이 19%, 32일~3개월물이 18.8%이었다. 3개월 초과물은 0.4%에 그쳤다. 7일 내 초단기물 전체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9% 증가했다.
신용등급별로는 A1(266조원)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고 A2와 A3 채권이 각각 21조원과 4조원이었다. 업종별로는 증권사가 172조로 가장 많았고 유동화회사(49조원)와 카드·캐피탈·기타 금융업(40조원)이 뒤를 이었다. 공기업을 비롯한 일반기업은 29조원 어치를 발행했다. 비율 자체는 지난해와 견줘 증권사가 55.6%에서 59%로, 카드 등 금융업이 15.5%에서 13.9%로, 유동화회사가 17.6%에서 16.9%로, 일반기업은 11.3%에서 10.2%로 큰 차이가 없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3월은 회사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가격도 떨어지는 상황이라 장기물보단 단기물로 발행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며 “발행기관의 신용경색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초단기물 위주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다만 “정부가 채권안정펀드 등을 통해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채권 시장이 앞으론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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