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국내 주식형 주가연계증권(ELS) 인기 종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 기업의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지만 급락 위험은 적다는 시장 전망이 반영됐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기초자산 2개로 이뤄진 국내 주식형 이엘에스의 올해 상반기 발행 현황을 보면, ‘네이버-삼성전자’ 조합이 61개 가운데 17개(27%)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카카오’, ‘네이버-아모레퍼시픽’, ‘네이버-카카오’, ‘네이버-에스케이하이닉스’ 조합이 인기를 끌었다. 기초자산이 1개거나 3개 이상인 이엘에스 상품 96개 가운데서도 네이버나 카카오가 포함된 조합이 35개(36%)였다.
주식형 이엘에스는 특정 주식 가격의 상·하한선을 미리 정한 뒤 정해진 기간 동안 주가지수가 그 안에서 움직이면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파생상품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3년 동안 상한선 이상 주가를 유지하면 수익을 얻고 하한선 아래로 떨어지면 손실이 나는 식이다. 판매사와 운용사는 급락 가능성이 적으면서도 주가가 출렁일 수 있는 기업을 내세워 위험프리미엄(수익률)을 8∼10%대로 맞춘다. 올해 이엘에스에 새로 진입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두 기업은 투자성향이 더 보수적인 주가연계채권(ELB)에는 편입되지 않았다.
두 기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식형 이엘에스 기초자산으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올해 코로나19를 계기로 위상이 달라졌다. 지난해 주식형 이엘에스 인기 조합은 ‘삼성전자-포스코’,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등이었고 2018년엔 ‘삼성전자-케이티앤지’와 ‘에스케이텔레콤-삼성전자’ 조합이 잘 나갔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발행 당시 최고가를 경신해 인기를 끌었으나 추세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이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 2018년 바닥을 찍은 뒤 올해 하락장에서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코로나19를 계기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두 기업은 펀드매니저들이 주도적으로 종목을 담는 액티브 펀드에서도 인기다. 지난 1년 동안 국내 액티브 주식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마이다스신성장기업포커스’ 펀드는 지난해 투자대상 상위 10개 종목에 네이버와 카카오를 넣지 않았지만 올해는 전체 펀드액의 8.2%를 두 기업에 할당했다. 전체에서 네번째와 다섯번째로 비중이 큰 종목이 된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정적 수익을 중시하는 이엘에스와 성장을 중시하는 액티브 주식 펀드 둘 다 인터넷 기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앞으로 3년 간은 이런 기업들의 성장세가 유지되리라 전망하는 것”이라고 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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