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증시 투자자 계속 느는데…지배구조 개선은 “갈 길 머네”

등록 2020-06-07 16:52수정 2020-06-08 02:33

30개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보니
주주 보호·공평 대우 등 뒷전
승계기준·경영 견제장치 미비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막으려면
투명한 지배구조 뒷받침 돼야

국내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지만 국내 증시 대표 기업들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 권리 보호, 경영진 감시 기능 강화,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등이 보완 과제로 꼽힌다.

<한겨레>가 7일 금융기업을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의 올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평균 준수 점수는 15점 만점에 10.5점이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70점에 그친다. 에스케이텔레콤(SKT)과 포스코가 93점(14개 준수)으로 점수가 가장 높았고 넷마블과 카카오는 각각 53점(8개 준수)과 46점(7개 준수)으로 가장 낮았다. 시총 1위이자 최근 소수주주 증가세가 높았던 삼성전자는 89점(12개 준수)이었다. 연결 기준 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 상장사는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자사가 지배구조 15가지 핵심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밝힌 보고서를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으로부터 2달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준수하지 않은 항목은 주주 권리 보호와 주주 간 공평한 대우였다. 전체의 80%가 주주총회 2∼3주 전에 소집공고를 내거나 다른 기업의 주주총회가 집중되는 ‘슈퍼주총데이’에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주주의 주총 참석 권리를 보장하려면 다른 기업과 겹치지 않는 날짜를 골라 최소 4주 전 공고를 내도록 권고하고 있다.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 확률을 높여 지배주주를 견제하는 ‘집중투표제’도 채택율이 16%에 그쳤다.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지(셀트리온)”한다거나 “국내외 도입 사례가 많지 않다(넷마블)”는 이유에서다.

최고경영자 승계에 관해 명확한 규정이 없는 기업도 있다. 이중에는 셀트리온, 엔씨소프트 등 아직 창업주가 경영 중인 기업도 있지만 현대모비스, 기아차, 에쓰오일 등 설립 30년이 지났음에도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 선정과 관련해 명문화된 기준과 교육, 평가 관리 절차를 갖추지 않은 기업도 있었다. 이런 경우 시이오 승계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거나 자격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후보가 임의로 선정될 위험이 있다.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를 겸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를 고의로 부풀렸다는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장을 함께 맡고 있다. 현대자동차 지배주주인 정의선 대표이사도 이사회 의장을 겸하면서 각종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김 대표가 회사 설립 때부터 참여했고 회사 연혁이 길지 않아서”,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내 부정행위를 감독하는 감사위원회 실무부서(감사팀)가 충분한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감사활동으로 인한 직원들의 인사상 불이익을 막으려면 감사위원회가 감사팀 인사평가 및 인사이동에 동의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충족한다고 밝힌 기업이 전체의 절반에 그쳤다. 감사팀이 경영지원실에 소속돼 있어 정보 유출 우려가 있거나 이사회 사무국 업무를 대행해 감사활동에 집중하기 힘든 경우도 많았다.

개선대책으로 네이버는 “내년부터 주주총회 집중일을 피해 주총을 열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고 카카오는 “최고경영자 선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자격 검증에 쓸 명확한 정량지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꿀 필요성이 낮다”며 대안을 내지 않은 기업도 여럿이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지배구조는 투자자들이 경영의 투명도를 확인하는 가늠자”라며 “기업들이 당장 모든 지표를 준수하지 않더라도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대책을 마련할 때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