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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자동차 업계 ‘선택과 집중’ 생존전략…“세계시장 재편 가속”

등록 2020-06-11 20:04수정 2020-06-12 02:35

성장세 둔화하면서 경쟁 더 치열
“못하는 것 버리고 잘하는 쪽 집중”

르노·닛산·미쓰비시 경영연합체
세계 3권역으로 나눠 각각 맡기로

현대·기아차, 중국 나와 동남아로
GM은 유럽 철수, 미주·중국 중심
포드는 SUV 전기차 투자 중단
“그간의 경영 모델은 모든 시장에서 많이 판매하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미래에는 모델도 바꿔야 합니다.”

최근 열린 르노·닛산·미쓰비시 경영연합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이 한 말이다. 앞으로는 전 세계 모든 시장을 공략하는 대신 일부 지역에 집중 투자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경영연합체는 전 세계를 3개 권역으로 나눠 각사가 하나의 권역에 집중한다는 새 전략을 발표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코로나19 충격에서 서서히 회복세로 접어든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핵심전략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몇 년 동안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엘엠시(LMC) 오토모티브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2018년보다 4.3% 감소한 9030만대에 그쳤다. 올해 판매량은 이보다 20%가량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수요가 생산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업체간 경쟁도 심화됐다”며 “이제는 못하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잘하는 쪽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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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시장의 비중을 줄이려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 시장 매출은 2016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꾸준히 감소한데다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엔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가 각각 5234억원, 31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중국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최근에도 두 달 연속으로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의 통계를 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 4월 점유율(소매 기준)은 3.9%(-0.7%포인트), 지난달은 4.1%(-0.6%포인트)였다. 폴크스바겐과 중국 로컬 업체들의 점유율이 증가 추세인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에는 중국에서 전기차 관련 신생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현대·기아차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앞으로 중국에서 회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대신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좀 더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1년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생산량 최대 25만대 규모의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4∼5년 전까지는 중국 판매량의 비중이 매우 높았는데 최근 많이 떨어졌다”며 “앞으로 반조립제품(CKD)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제조사들의 선택과 집중 움익임도 분주하다. 르노는 지난 4월 중국 합작법인 둥펑르노의 지분을 모두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유럽에서 철수한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미주와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중국 배터리 업체 시에이티엘(CATL)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드도 유럽 내 공장 6곳을 폐쇄하는 등 일부 지역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아예 특정 사업을 접는 곳도 있다. 포드는 지난 4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공동 개발하던 스포츠실용차(SUV) 투자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김민선 연구원은 “지금 각 업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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