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 줌, 1억화소의 카메라 기능을 특징으로 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20 울트라의 뒷면.
최고 사양 스마트폰인 ‘갤럭시S 20 울트라’의 인기 덕분에 삼성전자의 올 1분기(1~3월)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지티 애널리틱스(SA)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은 292달러(약 35만1000원)으로, 지난 2004년 2분기 297달러(35만700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1분기(269달러)보다 8.5%, 직전 분기(242달러)보다 20.7% 높은 가격이다. 2014년엔 값비싼 플래그십 스마트폰 위주로 스마트폰 시장이 활기를 띠었지만 이후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도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 출하를 늘림에 따라 평균판매가가 낮아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평균판매가는 2017년 243달러, 2018년 251달러, 2019년 247달러였다.
중저가 모델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략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의 영향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는 주로 갤럭시S 20 시리즈의 효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4일 “갤럭시S 20이 전작 S10보다 덜 팔렸다고는 해도 기본 판매대수가 있고, 특히 S10보다 모델별로 평균 100~150달러 값이 높다. 특히 갤럭시S 20중에서도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 인기가 예상 밖으로 높았던 게 평균 판매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갤럭시S 20 시리즈는 124만원대(S20), 135만원(S20+), 159만원(S20 울트라) 세 모델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 중 울트라의 인기가 가장 높아 세 모델 중 판매 비중이 40~50%였다고 밝혔다.
갤럭시S 20의 예상밖 인기는 고성능 카메라 기능에 대한 선호를 보여준다. 갤럭시S 20은 100배줌, 1억800만 화소의 ‘초고성능’ 카메라 기능이 특징이다. 판매가 165만원의 폴더블폰 Z플립의 효과에 대해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Z플립의 인기가 높았어도 2, 3월 판매대수가 절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평균 판매가에 별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고, 주로 갤럭시S 최상위 모델의 인기 효과라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갤럭시 Z플립이 지난 2월 출시된 이후 3월까지 약 30만대 가까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한다.
한편 고가 모델 판매 호조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매출에서 삼성전자의 비중도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 비중은 22.1%로, 지난해 1분기 21.7%, 전분기 14.4%보다 소폭 올랐다. 1분기 매출 1위인 애플은 37.5%, 3위 화웨이는 13.4%를 차지했다. 단 1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판매량과 매출 모두 크게 축소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매출은 769억32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890억500만달러)보다 13.6% 줄어들었다.
구본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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