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나라지수(Good Country Index) 종합 순위 자료: www.goodcountry.org
코로나19가 지구촌을 습격하면서 세계는 지금 미증유의 재난 상황에 부닥쳐 있다. 어느 때보다 인류애에 바탕을 둔 지구촌 각국의 연대와 협력이 요구되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 짚어볼 만한 지표가 있다. 바로 ‘좋은나라지수’(Good Country Index)다. 여기서 ‘좋은 나라’는 자국민만을 위해 이익을 좇는 게 아니라, 인류의 더 큰 이익에 봉사하는 나라를 뜻한다. 영국의 정책 컨설팅 전문가 그룹이 유엔과 세계은행 등의 자료를 토대로 과학기술, 문화, 국제평화와 안보, 세계질서, 지구와 기후, 번영과 형평, 건강과 복지 등 7개 부문별로 세계 각국의 기여도를 평가해 순위를 매겼다. 수많은 나라 가운데 인류의 공동선에 가장 기여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가장 최근(2018년) 결과를 보면, 세계 153개국 가운데 종합순위 1위는 핀란드다. 핀란드는 국제평화와 안보에는 기여하는 바가 적지만, 번영과 형평에서 2위, 지구와 기후 부문에서 6위를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로 우뚝 섰다. 2위인 네덜란드를 비롯해 스웨덴(4위), 독일(5위), 덴마크(6위) 등 상위권은 대체로 유럽 선진 복지국가다.
대한민국은 종합순위 26위다. 국제평화와 안보(14위), 건강과 복지(24위), 번영과 형평(24위) 부문에선 어느 정도 평가를 받았지만, 지구와 기후 부문에선 113위로 바닥권에 머물렀다.
미국은 어떨까? 세계의 맹주란 말이 무색하게 40위에 그쳤다. 경제·군사 강국이지만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인류 기여도는 101위로 최하위권에 가깝다. 지구와 기후 부문에서도 기후위기에 대한 이기적 태도로 95위에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이 지수를 다시 매긴다면, 미국은 더 떨어지고 대한민국은 다소 순위가 오를까.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