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내 산업생산, 소비, 투자 등 산업활동의 3대 지표가 일제히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3대 지표가 동반 증가한 것이어서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급랭된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수출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제조업 수출 출하가 3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비교 대상인 5월이 코로나19 경제 충격이 집중된 시점이어서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 반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4.2% 늘었다. 전산업생산은 올해 1월 감소로 돌아선 뒤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6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광공업 생산이 2009년 2월(7.3%) 이후 최대인 7.2% 증가하며 전산업생산 증가세를 이끌었다.
광공업 생산에서는 특히 자동차(22.9%)와 반도체(3.8%) 증가 폭이 컸다. 이처럼 자동차와 반도체가 살아나며 제조업 생산도 전월보다 7.4%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 수출 출하가 전월보다 9.8% 증가했다. 이는 1987년 9월(18.2%) 이후 3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2.2% 증가했다. 교육(5.4%), 금융·보험(2.8%), 운수·창고(2.8%), 도소매(2.2%), 전문·과학·기술(5.5%), 부동산(6.3%) 등에서 증가했다.
다만 생산 관련 주요 지표가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충격의 기저효과로 전월 대비 증가했더라도 1년 전과 견주면 아직 부진한 지표가 있다. 광공업 생산은 작년보다 0.5% 줄었고, 제조업 생산 역시 0.4%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0.1% 줄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2.4% 늘었다. 지난 4월(5.3%) 4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뒤 5월(4.5%)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4.1%), 의복 등 준내구재(4.7%), 화장품 등 비내구재(0.4%) 판매가 모두 늘었다. 소매판매는 1년 전과 비교해도 6.3% 증가했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생산보다 반등의 정도가 높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긴급재난지원금과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 정책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4% 늘었다. 지난 5월(-6.6%) 3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으나 6월에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도 0.4% 증가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9.4)와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96.7)도 5개월 만에 동반 상승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6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생산과 지출 측면의 모든 지표가 개선되고 경기지수가 상승하는 등 3분기 경기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모습”이라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미-중 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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