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룸에서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020년 7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석 달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 저유가, 무상교육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저물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6(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상승했다. 지난 5월 물가상승률이 -0.3%로 떨어졌다가 6월 0%에 이어 석 달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농산물이 지난해보다 4.9% 올랐다. 배추, 무 등 채소가 장마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어 16.3% 상승했다. 수박 등 과일도 출하량 감소로 2.2% 상승했다. 축산물은 긴급재난지원금 덕에 소비가 늘었던 돼지고기와 국산 쇠고기가 전월보다는 1%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9.5%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0.4% 하락했다. 가공식품이 1.6%, 내구재는 0.6% 상승했지만 낮은 국제유가 영향으로 석유류가 지난해보다 10.2% 하락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5월부터 반등함에 따라 석유류 하락 폭은 지난달(-15.4%)보다는 줄어들었다. 전기·수도·가스는 도시가스 요금 인하로 지난해보다 4.5% 하락했다.
서비스물가 가운데 집세가 0.2% 올라 석 달째 상승했다. 전세는 0.3% 올라, 지난해 5월(0.3%)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9월부터 전년 대비 하락하던 전세 가격은 지난 4월 상승률이 0%였고, 5월부터 석 달 연속 오름세다. 월세도 6월부터 두 달째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여행 등 외식 외 서비스가 1.4% 상승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 서비스 상승 폭(0.6%)이 낮아, 전체적으로는 1.1% 올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지난해보다 0.7% 상승해, 6월 상승률(0.6%)보다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도 0.4%로 6월(0.2%)보다 높아졌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물가 조사 품목 460개 가운데 지출 빈도와 비중이 큰 141개 품목으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와 같았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저물가가 지속하는 상황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 중인 고교 무상화 정책 효과로 공공서비스가 하락한 게 큰 영향을 끼쳤다”며 “그 외에 낮은 국제유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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