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자 기획재정부 재정건전성과장(오른쪽)과 장영규 조세분석과장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월간 재정동향 2020년 8월호 발간과 관련해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 사태 극복을 위한 정부 지출 확대로 올해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가 1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연말까지 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하반기 경기 상황이나 수해 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여부에 따라 적자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11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재정동향 8월호’를 보면, 올해 6월까지 국세는 132조9천억원 걷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조3천억원 줄었다. 경기 부진 탓에 법인세 등 주요 세수가 감소했고, 코로나19 피해 계층 세금 납부 연기 영향도 있었다. 정부는 상반기 납세 유예 규모가 종합소득세 6조9천억원, 부가가치세 1조8천억원, 교통세 1조1천억원, 법인세 5천억원 등 총 11조3천억원에 이르며, 7월부터 단계적으로 걷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표 대비 세수가 걷히는 진도율은 6월 기준 45.7%로, 최근 5년간 평균 진도율 51.9%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장영규 조세분석과장은 “납세 연기로 세수 진도가 늦춰진 영향을 제외하면 과거 평균 수준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국세수입과 세외·기금수입 등을 더한 상반기 총수입은 22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조1천억원 감소했다. 상반기 총지출은 316조원으로, 전년 대비 31조4천억원 증가했다. 재정을 조기집행하고 코로나19 대응으로 긴급재난지원금·고용보험기금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의 올해 조기집행 관리대상사업(305조5천억원) 가운데 6월까지 203조3천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연간 계획의 66.5%로, 지난해 같은 기간 집행률(65.4%)보다 소폭 높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90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51조5천억원 더 많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한 순 정부 살림인 관리재정수지는 6월까지 110조5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조원 더 많다. 통합·관리재정수지 모두 역대 최대다. 강미자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올해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세정지원 영향이 더해져 상반기 수입이 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예산 계획상 연말이 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현재보다 1조원 늘어난 111조5천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하반기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세수가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최근 전국에서 발생한 물난리로 여당이 4차 추경 편성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위한 국채를 발행할 경우 재정적자 규모가 더 커진다. 중앙부처 채무는 764조1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2천억원 감소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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