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6조7천억원·융자 5조원
2008년까지 3만곳 육성키로
기준 모호…도덕적 해이 우려
2008년까지 3만곳 육성키로
기준 모호…도덕적 해이 우려
정부는 올해 벤처기업과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 등 이른바 ‘혁신형 중소기업’에 보증 6조7000억원, 융자 5조1000억원 등 모두 12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산업자원부는 17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관계기관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정책과제를 보고했다. 산업자원부는 “혁신형 중소기업은 일반 중소기업보다 고부가가치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생산성과 수익성이 높아 경제 전반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현재 1만여개인 혁신형 중소기업을 오는 2008년까지 3만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기업을 창업→성장→성숙 및 구조조정 단계로 나눠 각 단계에 맞는 지원책을 펼칠 계획이다. 우선 혁신형 중기의 창업을 늘리기 위해 기술사업화 초기 단계에 출자하는 전문 펀드를 2009년까지 5000억원 규모로 만들 계획이다. 성장기에 있는 기업에게는 △기술개발 지원 △정책금융의 원활한 공급 △기술금융의 활성화 △기술인력양성 및 마케팅 등을 지원하게 된다. 올해 기술보증기금의 총 보증공급액 10조원 가운데 6조7천억원을 혁신형 중기에 지원하기로 했고, 산업은행 역시 혁신형 중기에 대한 자금공급 규모를 지난해보다 1조원 늘어난 2조5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기술 인력 지원을 위해 이공계 미취업 석박사 고용지원 사업에 60억원, 이공계 미취업자 현장연수사업에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성숙기에 들어선 기업에 대해서는 △코스닥 상장 및 인수합병을 통한 투자회수 지원 △혁신형 중소기업으로의 사업전환·구조조정 활성화 등의 정책을 펼쳐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자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이런 직접 지원 방식이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혁신형 중기’의 기준이 “기업활동 과정에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으로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중소기업 단체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업종이 매우 다양하고 수도 많아 ‘혁신’ 여부를 간단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뛰어난 기업을 여럿 키워내야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정부가 자금을 투입하는 직접 지원 방식보다는 시장에서 검증되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주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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