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가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본격화한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투자도 감소했고 생산은 증가 폭이 줄어들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기 전에 이미 경기 회복세가 둔화한 모습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지수·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6월(4.1%)보다는 증가 폭이 축소됐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4.8%)에서 감소했지만 자동차는 수출 증가 덕에 14.4% 늘었다. 기계장비는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등 생산 호조로 6% 늘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0.2% 증가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1.8%포인트 상승한 70%를 기록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7월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서비스업 생산은 국내여행 증가, 스포츠·공연 재개로 전월보다 0.3% 늘었다. 4월부터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율은 6월(2.2%)보다 떨어졌다. 음식·숙박업이 2.3% 늘었고, 대출·주식거래 증가 영향으로 금융·보험이 2.2% 증가했다. 정보통신(2.2%)과 예술·스포츠·여가(7.7%)도 늘었다. 도소매업은 1.4%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6% 감소했다. 지난 2월(-6%) 이후 다섯 달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가 15.4%나 줄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7월부터 축소됨에 따라 자동차 구매 수요가 상반기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긴 장마 등 영향으로 의복 등 준내구재도 5.6% 감소했다. 통계청은 긴급재난지원금이 5~6월에 거의 소진되면서 7월엔 정책 효과가 줄어들었고, 긴 장마에 에어컨 등 냉방가전 구입이 줄어든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2.2% 감소했다. 기계류 투자는 2.3% 늘었으나, 운송장비 투자가 14.7% 줄었다. 건설기성(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은 토목공사 실적(5%)이 늘어 전월보다 1.5% 증가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가 국내에 퍼졌던 2~5월은 산업활동이 크게 위축됐다가 6월에 반등했고, 7월에는 그 흐름이 둔화했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서비스업생산지수, 비농림어업취업자수 등이 증가해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97.2로 나타났다. 가까운 미래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경제심리지수, 코스피 등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오른 100.3이었다. 동행·선행지수 모두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안형준 심의관은 “8월 중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경제외적 충격이 발생했는데 이 부분이 7월 산업활동동향 수치에는 반영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며 “8월 중순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영향은 이달에 바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4월 이후 개선 흐름을 보이던 내수지표는 장마 등 요인으로 다소 조정받는 모습”이라며 “최근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8월 이후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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