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강화 영향…15일부터 공급 중단
중국 화웨이를 상대로 한 미국 정부의 공급제재 조처로 인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화웨이에 메모리반도체(D램) 공급을 사실상 중단하게 됐다.
8일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발효하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제재 강화에 따라 화웨이용 국내 메모리반도체 생산과 공급이 중단된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17일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생산한 반도체는 미국의 사전 승인 없이는 화웨이에 원칙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화된 제재안을 발표하고,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납품 금지 제재가 이달 15일부터 시작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고 검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발표된 미국의 강화된 화웨이 제재는 즉시 발효해, 이날부터 화웨이 공급용 반도체 제조를 위한 신규 웨이퍼 투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7일 이후 화웨이 공급용 제품을 위한 신규 웨이퍼 투입은 중단된 상태다. 다만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이미 공정에 투입돼 제조되고 있던 제품들을 팔 수 있도록 9월14일까지 화웨이에 공급을 허용했고, 9월15일부터는 미국 승인을 거친 경우에만 화웨이에 판매가 가능한 상태다.
오는 15일부터는 미국 정부 승인이 있어야 거래가 가능한데,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화웨이 제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를 승인해줄지부터 알 수 없어 신청 자체가 조심스러운 상태”라며 승인 신청을 부정적으로 언급했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액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약 7조3700억원, 에스케이하이닉스는 화웨이 관련 매출액이 전체의 11.4%인 약 3조원 수준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요고객에 대한 공급이 중단되는 만큼, 화웨이의 물량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계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 비보, 샤오미 등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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