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는 수어통역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이 청각장애인을 안내한다? 청각장애인의 수어를 데이터로 인식해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에이아이 수어 안내 시스템’이 개발돼 김포공항에 배치된다. 23일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인공지능 기반 수어 안내 시스템 시연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유엔이 정한 ‘세계 수어의 날’이기도 한 이날 시연된 수어 안내 시스템은 키오스크 형태로, 이용자가 모니터 앞에서 수어를 하면 자동으로 수어를 인식해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활자로 출력한다. 자동으로 수어통역이 가능한 ‘수어 안내 시스템’이 대중교통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에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어 안내 시스템이 인식 가능한 질문은 130여개 정도로 공항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문의에 대한 응답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국공항공사 쪽은 설명했다.
현재 청각장애인은 수어 통역이 필요할 때 지자체가 운영하는 수어통역센터와 영상통화를 하거나 공항 안내데스크에 비치된 화상전화를 통해 수어통역센터와 연결, 필요한 정보를 원격으로 얻고 있다. 윤병천 나사렛대 교수(수어통역교육 전공)는 “수어통역센터에 전화를 해도 수어통역사가 공항 지형을 모르니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용자가 수어로 묻고 수안내 시스템이 수어를 인식해 활자와 지도까지 출력하므로 이용자의 편의가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어 안내 한국공항공사와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나사렛대학교가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이날 시연회를 거쳐 12월부터 김포공항에서 시범운영된다. 특히 2023년 개최 예정인 ‘세계 청각장애인 대회’를 맞아 2022년에는 제주공항에도 배치될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포와 제주 설치는 확정되었고, 다른 공항으로 차츰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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