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한계기업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안정상황(9월)’ 보고서에서 외부감사대상 기업 중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이 21.4%로 지난해보다 6.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한계기업 수도 3475곳에서 5033곳으로 급증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래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직후 매출 충격(평균 10.5% 감소)이 연중 지속된다는 가정에서 추정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취약업종의 경우 매출이 30%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계기업의 예상 부도확률도 지난해 말 3.2%에서 6월 현재 4.1%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한계기업 부도확률(1.7%)의 2.4배로 신용위험이 부쩍 커진 것이다. 한은은 “주가 등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자산가치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에 못 미쳐 채무불이행이나 부도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기업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은 전체 외감기업 여신의 22.9%(175조6천억원)로, 지난해(15%, 115조5천억원)보다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비은행금융기관 중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의 자산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 상호금융의 기업대출 중 회수에 문제가 생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월 말 3.24%로 2017년 말(1.60%) 이후 빠르게 높아졌다. 상호금융이 부실위험이 있는 지방 부동산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크게 늘렸는데 지역경기 둔화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관련 대출이 부실해진 것이다. 특히 조선·해운 업황 부진의 영향을 받은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소재 상호금융의 연체율이 3.04%로 가장 큰폭 상승했다. 상호금융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2분기 말 97.8%로 전년말 대비 15.3%포인트 하락했다. 이 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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