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채소를 진열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여름 태풍으로 농산물값이 훌쩍 뛴 탓에 9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달보다 소폭 올랐다. 6월부터 4개월째 오름세다.
한국은행은 9월 잠정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달보다 0.13(0.1%) 오른 103.35라고 21일 밝혔다. 생산자물가지수는 6월(0.5%), 7월(0.2%), 8월(0.5%)에 이어 넉 달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연이은 태풍과 추석 연휴 수요로 농산물(7.1%)과 축산물(4.2%), 수산물(1.3%)의 물가지수 상승 폭이 컸으나 유가 하락으로 공산품(-0.1%)과 석탄 및 석유제품(-3.3%)이 하락해 이를 상쇄했다. 개별 항목으로 보면 배추(30.5%), 건고추(50.6%), 풋고추(88.6%) 물가지수가 크게 올랐고 경유(-7.8%), 휘발유(-6.2%)등이 하락했다. 휴양콘도(-26.9%)와 호텔(-10.8%)도 물가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와 견주면 여전히 물가가 낮은 수준이다. 6월(-1%)과 7월(-0.8%), 8월(-0.5%)에 이어 9월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낮았다. 농림수산품 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18.4% 올랐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은 27.7% 하락한 탓이다. 서부텍사스(WTI)산 원유는 현재 배럴당 41.7달러로, 지난해 9월 말 54.07달러보다 22% 하락했다.
생산 단계별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구분한 9월 ‘공급물가지수’는 중간재(-0.1%)가 지난달보다 하락했지만 원재료(0.5%)와 최종재(0.2%)가 올라 지난달과 비슷했다.
한은은 10월 이후부터 물가가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8∼9월 기상여건 악화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10월부터는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고 정부의 이동통신비 지원도 있어 물가상승률이 상당폭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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