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부의 휴대전화 통신비 지원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0%대로 내려앉았다. 집세는 2년여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1(2015=100)로, 전년 동월 대비 0.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0.3%로 떨어진 이후 9월 1%까지 넉달 연속 올랐다가 지난달 다시 하락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3.3% 올랐다. 채소류가 작황 부진으로 20.2% 상승했는데, 특히 사과(49.4%↑) 등 과일이 크게 올랐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7.5%, 5.6% 올랐다.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 원화가치 상승 영향이 함께 작용해 14% 떨어졌다. 전월 하락폭(12%)보다 확대됐다.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보다 4% 떨어졌다.
서비스 물가는 0.8% 떨어져, 지난 1999년 10월(-0.9%)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 정부의 통신비 2만원 지원과 고등학교 무상교육 정책 확대로 공공서비스가 6.6% 내린 게 주요 원인이다. 휴대전화료와 고등학교 납입금은 각각 21.7%, 74.4% 떨어졌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효과 등으로 1.4% 올랐다. 외식 물가가 1%, 외식 외 서비스 물가가 1.7% 상승했다.
집세는 0.5% 올라 2018년 8월(0.5%)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전세는 0.6% 올라 지난해 2월(0.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월 대비 추세를 보면, 집세는 지난 6월부터 4개월째, 전세는 4월부터 6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지난해보다 0.1%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3% 내려 1999년 9월(-0.4%)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정부는 이달에도 국제유가 약세, 코리아세일페스타, 고교 납입금 지원 정책 지속 등으로 물가 하방 요인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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