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항로 해상 운임 상승과 선복량 부족 문제에 대해 정부가 11월부터 국적선사 에이치엠엠(HMM·구 현대상선)을 통해 임시 선박을 투입하기로 했다.
1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적선사인 에이치엠엠은 미주항로 구간에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4개월 동안 매달 1척 이상의 임시선박을 투입할 예정이다. 4600~5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급 선박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되면 최대 2만TEU 수준의 추가 선복량이 확보되는 것이다. 기존에 운항 스케줄이 잡힌 선박의 경우에도 중국·동남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선복량(선박의 화물 적재량)을 조정해 11월 3주차부터 12월말까지 6주 동안 총 2100TEU 선복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에스엠(SM)상선도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미주항로에 3000TEU급 임시선박을 1척 투입한다. 에이치엠엠이 제공하는 선적 공간을 이용하고자 하는 미주 지역 수출 기업들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접수하면 된다.
미주항로 수출물동량이 급증한 것은 지난 9월께부터였다. 지난 9월 미주항로 물동량은 7만6052TEU로 지난해 9월 6만5538TEU보다 크게 늘었다. 물동량 급증에 대비해 에이치엠엠의 임시선박이 8월과 9월 1척씩 투입됐으며 10월에는 2척이 투입됐다. 에이치엠엠에 따르면, 5000TEU급 ‘에이치엠엠 프레스티지호’와 4600TEU급 ‘에이치엠엠 인테그랄호’가 임시선박으로 투입됐다. 지난 3개월 동안 임시선박을 투입해 투가로 실어나른 물동량은 1만5944TEU에 달한다. 특히 10월의 경우 선복량의 64%를 중견·중소기업 화물로 채웠다고 해수는 밝혔다.
하반기 들어 미주항로 해상 운임 상승과 선복량 부족 문제가 불거진 것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수출이 재개되고, 미·중 관계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상반기에 코로나19로 막혔던 수출물동량이 몰리는데다, 중국이 미국의 본격적인 제재에 앞서 ‘밀어내기 물량’을 쏟아내면서 대부분의 선복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블랙프라이데이 등 계절적 성수기 요인도 있어서 여러모로 미주항로 선복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TEU 당 1500달러에서 1600달러 수준이었던 해상 운임은 최근 3900달러~4000달러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한편 지난 2015년 105만TEU에 달하던 국내 선사의 컨테이너 선복량은 2017년 2월 한진해운 파산으로 46만TEU로 반토박이 났다가 에이치엠엠 출범 등으로 최근 77만TEU까지 회복했다. 지난 2018년 7월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는 지난 9월말까지 국내 선사에 총 6조5040억원을 지원했는데, 이 가운데 에이치엠엠에 돌아간 지원규모가 4조1280억원에 달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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