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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가계 빚, GDP 규모 첫 추월

등록 2020-12-24 10:59수정 2020-12-24 14:17

한은,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3분기말 명목 지디피 대비 101.1%
LTI 작년말 대비 8.4%p 높아진 226%
취약가구 중심 부실 위험 커져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연합뉴스
가계 빚이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가계소득 개선이 미약할 경우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3분기말 명목 지디피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전보다 7.4%포인트 높아진 101.1%로, 2007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를 웃돌았다. 여기에 기업 빚을 더한 민간 부채의 지디피 대비 비율은 211.2%로 16.6%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위기로 민간 대출은 가파르게 늘었지만 경제 성장률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가계의 소득 증가율도 둔화해 채무상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3분기 가계부채(1682조1천억원)는 1년 전보다 7% 늘었지만 소득은 0.3% 증가에 그쳤다. 이처럼 빚은 빠르게 늘어나는데 소득은 더디게 증가하면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71.3%로 10.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금융자산과 견준 금융부채의 비율(45.4%)은 되레 2.0%포인트 낮아졌다.

차입자(차주)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LTI)은 225.9%로 지난해 말과 견줘 8.4%포인트 상승했다. 저소득 차주의 엘티아이는 15.5%포인트 치솟아 328.4%에 달했다. 반면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은 35.7%로 2018년 말(39.6%) 이후 하락하는 추세다. 대출금리가 내리고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길어져 당장의 상환부담이 줄어든 덕분이다. 하지만 디에스아르가 70%를 넘는 차주의 부채 규모가 전체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상환 압박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들의 부채 비중은 저소득층(69.2%)과 60대 이상(53.9%)에서 높게 나타났다. 한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의 빠른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부채도 증가폭이 크게 확대돼 명목 지디피 대비 비율이 110.1%로 높아졌다. 3분기 말 기업대출은 1332조2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말 4.4배에서 올 상반기말 3.5배로 급락했다. 한은은 “실적회복 지연으로 기업의 유동성 사정이 나빠지거나 신용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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