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이 시행 중인 30일 오후 서울 명동의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소비자물가가 전년보다 0.5% 올라, 2년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며 저물가 현상이 오래 이어지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2015=100)로, 전년 대비 0.5% 상승했다. 2019년 0.4% 상승에 이어 2년 연속 상승률이 0%대에 머물렀다.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상승률이 0%대에 그쳤던 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과 저유가와 경기 부진이 있었던 2015년(0.7%), 지난해와 올해 네 차례다. 2년 연속 0%대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상품 물가를 보면, 석유류가 전년 대비 7.3% 하락했다. 지난해 하락 폭(-5.7%)보다 더 커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내려간 영향이다. 전기·수도·가스도 1.4% 내렸는데, 이 가운데 석유 가격에 연동된 도시가스 가격이 3.5% 하락했다.
농·축·수산물은 올해 장마·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로 6.7% 올랐다. 농축수산물이 전체 물가를 0.52%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서비스 물가 가운데 개인서비스는 1.2%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외식 등을 자제해 지난해 상승폭(1.9%)보다 둔화했다. 외식 물가는 0.8% 올라, 2000년(0.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는 무상교육 확대 및 통신비 지원 등으로 1.9% 내렸다.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추가 지원으로 지난해(-0.5%)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집세는 0.2%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근원적인 물가 흐름을 파악하는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1999년(0.3%) 이후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채소·과실·어류 등 기상 여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작성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9% 올랐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으로 구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4% 상승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올해 0%대 물가상승률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유가가 내려가고 외식·외부활동 자제로 개인서비스 가격 하락했다”며 “지난해부터 교육분야 정책지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코로나19로 통신비 등이 지원되면서 공공서비스 가격이 추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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