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센터가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 등을 위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실업급여 지급액이 12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9천566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지난해 연간 취업자가 전년보다 21만8천명 줄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코로나19 3차 확산이 올해 1월까지 이어지고 있어 연초에도 고용 충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690만4천명으로 전년 대비 21만8천명 줄었다.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만7천명 감소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기준 감소로 돌아섰다. 감소 인원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127만6천명) 이후 최대다.
대면서비스 업종인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전년 대비 15만9천명 줄었고, 도·소매업과 교육서비스업도 각각 16만명, 8만6천명 감소했다. 택배 수요 증가 영향으로 운수·창고업은 5만1천명 늘었다.
15~64살 고용률은 65.9%로 전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성별로는 남자(74.8%)가 전년 대비 0.9%포인트, 여자(56.7%)가 1.1%포인트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20대 고용률(55.7%)이 전년 대비 2.5%포인트 하락해 전체 연령대 중에서 가장 큰 고용 충격을 받았다. 30대(75.3%)는 0.7%포인트 하락했고, 40대(77.1%)와 50대(74.3%) 고용률은 각각 1.3%포인트, 1.1%포인트 떨어졌다. 60살 이상(42.4%)은 0.9%포인트 올랐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임시근로자는 지난 한 해 31만3천명이, 일용근로자는 10만1천명 감소했다.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은 30만5천명 늘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16만5천명 줄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9만명 늘었다.
지난해 실업자는 110만8천명으로 전년 대비 4만5천명 늘었다. 실업률(4%)은 0.2%포인트 상승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3천명으로, 전년 대비 45만5천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쉰 인구가 237만4천명으로 전년 대비 28만2천명 늘었다. 취업을 희망하지만 맞는 일자리가 없어 구직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는 지난해 60만5천명으로, 전년 대비 7만3천명 증가했다.
코로나19 고용 충격은 올해 초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652만6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만8천명 감소해, 11월 감소폭(27만3천명)보다 확대됐다. 고용은 경기 흐름을 다소 늦게 반영하는 성격이 있다. 보통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지면 직원 휴직 등으로 버티다 해고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차 확산 때는 유행 정점이 2월 말이었지만 4월 취업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코로나19 3차 확산의 경우 이제 막 유행 정점을 지나 확진자가 완만하게 줄어드는 중이고 확산 정도가 1차 유행 때보다 더 심한 점을 고려하면 고용 충격은 올해 1분기에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올해 공공기관 채용인원의 45% 이상을 상반기에 채용하고, 직접일자리사업 대상자의 80%인 83만명을 1분기 중에 집중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등 일자리 관련 예산 5조1천억원도 1분기에 조기 집행하고,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연장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