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폐기한 손상화폐가 2009년 이후 최대인 4조7644억원(6억4260만장)에 달했다.
한은은 4일 “지난해 금융기관 등을 거쳐 한국은행으로 환수된 화폐 중 폐기된 은행권과 주화가 전년보다 220만장(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은행권 폐기물량이 4조7614억원(6억850만장)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5톤 트럭 기준 114대 분량으로 낱장을 이으면 총 길이(8만7967km)가 경부고속도로를 106회 왕복하는 수준이다.
권종별로는 만원권 폐기물량(4억760만장)이 67%로 전년보다 23.9% 증가했다. 2007~2008년에 발행된 물량의 유통수명이 다한데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손상된 화폐를 적극적으로 폐기한 영향이다. 만원권 다음으로 천원권(27.6%), 5천원권(4.1%)의 폐기물량이 많았고 5만원권(1.3%)은 가장 적었다. 주화는 30억원(3410만장)이 폐기됐는데 갯수 기준으로 10원(43.2%), 100원(42.4%), 500원(7.8%), 50원(6.6%) 차례였다.
한은 창구를 통해 지난해 교환된 손상화폐는 106억9천만원(4720만장)으로 전년보다 33억원(1540만장) 늘었다. 주화가 67억5천만원(4700만장) 교환됐다. 은행권 중에서는 장수 기준으로 5만원권이 41.8%로 가장 많았고 전년 대비로는 55.4% 급증했다. 손상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 화재, 세탁·세단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 차례로 나타났다.
화재 등으로 은행권이 훼손된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3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5분의2 이상이면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해준다. 손상된 주화는 통용에 적합하지 않으면 액면금액으로 바꿔주지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곤란할 경우 교환이 안된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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