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 연제구 시의회 의원회관 외벽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설 연휴 거리두기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코로나19 확산 지속으로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나, 반도체 수출 증가 등 일부 제조업 회복세에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1%로 전망하면서 기준금리는 현행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은 ‘2월 경제동향’을 내어 “코로나19의 3차 유행으로 내수 부진이 심화했으나, 상품수출과 반도체 중심 설비투자가 증가하고 제조업이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경기 부진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면서비스업 등은 부진하고 반도체 등 일부 제조업은 실적이 개선되는 케이(K)자 형태 양극화 회복이 나타나는 것이다.
소비는 1월에도 계속 위축되고 있다. 신한카드 사용액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1월 신용카드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4.4%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감소율(-16.2%)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감염 우려와 방역 강화로 외부활동이 위축되면서 준내구재 소비와 대면서비스업 생산 감소 폭이 확대된다”며 “1월에도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지속함에 따라 소비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4.2포인트 상승한 95.4를 기록해 소비심리는 다소 회복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출은 대외 수요 증가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수출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해 전월(12.6%)에 이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21.7%)와 무선통신기기(58%), 자동차(40.2%) 수출이 크게 늘었다.
1월 자본재 수입액이 전년 동월 대비 46.1% 늘어 전월(26.3%)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설비투자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세계 교역량도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고, 지난해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도 99.45로 전월(99.26)보다 소폭 상승하는 등 대외여건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이 국내 전문가 20명에게 올해 경제전망을 물은 결과, 이들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1%로 예상했다. 정부 전망치(3.2%)보다는 0.1%포인트 낮다. 연간 수출은 지난해보다 8.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5만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고용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전망치(15만명)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가 될 것으로 봤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대부분 응답자는 기준금리가 올해까지 현재 수준(0.5%)을 유지하고, 2022년에 한 차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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