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과 전셋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은 2월 첫째 주(1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10% 올라 지난주(0.09%)보다 오름폭을 키웠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7일 오전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매물 정보. 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가 어려웠지만 부동산·주식 투자 열풍 덕에 국세가 당초 예상보다 5조8천억원 더 많이 걷혔다. 정부 세입예산에서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은 총 9조4천억원 흑자를 냈다. 잉여금의 일부는 올해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추가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를 보면, 지난해 총세입은 465조5천억원, 총세출은 453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다음연도 이월액을 뺀 세계잉여금은 9조4천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일반회계 잉여금은 5조7천억원, 특별회계 잉여금은 3조6천억원이다.
국세수입과 세외수입으로 구성되는 총세입은 전년보다 63조5천억원 늘었다. 정부가 당초 설정한 예산보다 5조5천억원 더 들어왔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285조5천억원으로 2019년 실적보다는 7조9천억원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부진으로 법인세 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법인세 감소를 예상해 지난해 국세가 279조7천억원이 될 것으로 세입예산을 짰는데, 마감 결과 실제로는 5조8천억원 더 걷혔다.
부동산·주식 투자 열풍이 세금수입의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해 집값 상승과 부동산·주식 거래 증가로 양도소득세가 정부 예산 대비 6조3천억원(35.9%) 늘어난 23조7천억원이 걷혔다. 2019년보다는 7조6천억원(46.9%) 증가했다.
주식 투자 열풍에 지난해 증권거래세는 8조8천억원 걷혔다. 정부 예상보다 3조8천억원(77.5%) 늘었고, 2019년 실적보다 4조3천억원(95.8%) 많다.
국세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법인세는 2019년 경기 부진과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로, 전년보다 16조7천억원(23.1%) 줄어든 55조5천억원이 걷혔다. 정부 예산보다도 3조원(5.1%)이 감소했다.
근로소득세(40조9천억원)는 전체 취업자 감소에도 상용직이 늘어난 덕에 전년보다 2조4천억(6.3%)원 증가했다. 종합소득세(16조1천억원)는 전년보다 7천억원(4.2%) 감소했다.
부가가치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부진과 지자체 재정에 떼어주는 몫(지방소비세율)이 늘어, 전년보다 5조9천억원(8.4%)이 감소한 64조9천억원이 걷혔다.
종합부동산세(3조6천억원)는 공시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전년보다 9천억원(34.8%) 늘었다.
기재부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5조7천억원을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정산, 공적자금 출연, 채무 상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순서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