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와 농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4년만에 가장 큰폭으로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
19일 한국은행은 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04.88(2015년=100)로 한달 전보다 0.9% 올랐다고 발표했다. 2017년 1월(1.5%)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한파와 조류독감 확산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한달 새 7.9% 상승했다. 2018년 8월(8.0%) 이후 2년5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농산물은 양파(29.5%), 파(53.0%), 호박(63.7%) 등을 중심으로 7.8% 올랐다. 축산물은 닭고기(42.8%), 달걀(34.0%) 공급이 줄어 11.8% 급등했다.
공산품은 국제유가 상승과 전방산업 수요 회복으로 석탄·석유제품(8.1%)과 화학제품(1.0%)을 중심으로 1.0% 상승했다. 경유는 9.7%, 휘발유는 7.5% 올랐다. 원가 연계형 전기요금체계 도입에 따라 전력·가스·수도·폐기물은 1.2%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금융·보험서비스(2.3%), 정보통신·방송서비스(0.7%) 등이 올라 0.5% 상승했다. 특수분류별로는 식료품이 4.5%, 신선식품이 10.9%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한 생산자물가는 0.8% 상승해 2개월 연속 올랐다. 1월 생산자물가는 전월과 전년 동월 대비 모두 상승폭이 커졌다.
수입품까지 포함한 1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국내 출하가격(0.9%)과 수입물가(4.2%)가 오르면서 전월보다 1.6% 상승했다. 원재료(8.9%)의 오름폭이 컸다. 여기에 수출품을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는 1.2% 올랐다.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변동에 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를 거쳐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한다.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김영환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물가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튼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2월에도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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