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투어는 3월12일까지 5일간 한시판매 예정이던 ‘얼린 항공권’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 3월31일까지로 판매를 연장한다고 14일 밝혔다.
“구매자 66%는 2매 이상, 복수 티켓 구매자 90%는 다른 여행지 구매.” 코로나19 격리 해제 이후 고정된 가격으로 1년간 아무 때나 이용할 수 있는 해외 항공권에 대한 높은 수요가 확인됐다.
인터파크투어는 14일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한시판매하기로 한 ‘얼린 항공권’의 판매기간을 이달말까지로 연장한다”며 “마감이 가까워질수록 예약수요가 계속 늘고 있으며 기간 연장에 대한 요청이 많았던 까닭”이라고 <한겨레>에 밝혔다.
인터파크투어가 판매한 ‘얼린 항공권’은 공식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는 시점(양국의 자가격리 해제)부터 1년간 유효한 왕복항공권으로, 추석과 설 연휴를 제외한 1년 아무 때나 고정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목적지 변경과 타인 양도가 가능하다. 티웨이항공과 제휴해 베트남, 태국, 필리핀, 홍콩, 마카오, 대만, 괌, 사이판, 도쿄, 오사카, 삿포로, 오이타 등 동남아 인기여행지 대부분을 20만~40만원대에 이용가능하다. 항공권은 티웨이가 운항하는 취항지 대부분이며, 전세기와 정기노선 등을 구분하지 않는다.
항공권은 날짜, 시간, 예약상황, 변경조건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해 천차만별이며 하루에도 수시로 가격이 달라지는 변동성이 특징인 상품이다. 1년 내내 동일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저가 항공권은 국내 업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얼린 항공권’은 항공·여행 업계에 일찍이 없던 파격적 조건이지만, 해외 여행이 거의 중단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비용항공사와 여행업계의 협업 결과다.
‘얼린 항공권’ 판매결과, 가장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여행지는 괌이었다. 인터파크투어 제공.
인터파크 관계자는 “얼린 항공권 구매고객의 66%가 2매 이상의 항공권을 구매했으며, 이중 90% 고객은 각기 다른 지역의 항공권을 구매했다”며 “해외 여행이 가능해지는 시점부터 곧바로 여러 곳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고자 하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중간 판매점검 결과, 괌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았고 다낭, 사이판, 삿포로, 대만 송산 순이었다.
이 여행사는 지난 1,2월 해외 호텔숙박권 판매를 통해 각각 15억, 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대기중인 여행 수요를 확인시킨 바 있다. 베트남, 필리핀 리조트 3박 숙박권을 약 30만원의 가격에, 양국간 자가격리 해제 시점부터 1년 뒤까지 이용가능하고 국내 특급호텔 숙박권으로 변경, 타인 양도 가능 조건으로 판매했다.
모두투어도 연초에 해외여행 사전 예약이벤트를 진행해, 예약자가 나중에 여행상품을 구매할 경우 최대 50만원까지 할인해주는 쿠폰을 제공했다. 2만건 넘는 할인쿠폰이 발행돼 억눌린 여행에 대한 대기 수요가 확인됐다.
인터파크투어가 2월21일 저녁 55분간 판매한 ‘보라카이·보홀 헤난 리조트 3박 상품’ 홈쇼핑 장면.
하나투어 관계자는 “파격적 조건의 상품인만큼 여행사에 금전적 이익이 되진 않으나, 나중에 여행이 가능해지는 상황을 대비해 고객 선점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여행에 대한 관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실제 구매는 여행 기대심리를 확산시켜 업계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여행상품은 대형 단체, 저가 위주의 박리다매였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소그룹, 고품질 여행상품 위주로 달라질 것으로 본다”며 “안전에 대한 욕구로 인해 자유여행 수요가 늘기보다는 가이드의 통제, 사전 검역과 안전수칙 준수 등을 확보하는 소그룹 형태의 여행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늘어날 고품격 여행상품의 경우 중저가 상품가격의 2~3배에 이르지만,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본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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